홍익대 학생들 '총장 직선제 요구'…무기한 단식농성 돌입

by이윤화 기자
2018.08.01 16:32:22

1일 홍익대 서울캠퍼스서 기자회견
"총장 선출은 모두의 의견 반영해야"
"비민주적인 총장 선출 중단하라"
이날부터 무기한 단식 농성 선포

신민준 홍익대 총학생회장이 1일 오후 총장직선제를 요구하기 위한 무기한 단식 농성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윤화 기자)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1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익대 서울 캠퍼스. 최고기온 39도를 웃도는 날씨에 홍익대 총학생회 소속 학생 30여명이 교정에 모여들었다. 기상 관측 이래 111년 만에 찾아온 폭염에 가만히 서 있어도 땀이 송골송골 맺혔지만 학생들은 ‘민주적인 총장선출을 위한 투쟁’이라는 피켓을 들고 “학생참여 총장 직선제를 시행하라”며 구호를 외쳤다.

홍익대 총학생회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차기 총장 선출 과정에 학생 참여 비중을 높인 직선제 도입을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발언자로 나선 신민준 홍익대 서울캠퍼스 총학생회장은 “총장과 이사회 등 소수의 권위자들의 결정에 학내 구성원들이 고통받고 있다. 우리의 현실이 바뀌려면 총장을 학생 손으로 뽑을 수 있어야 한다”며 “비민주적인 총장 선출 방식이 바뀔 때까지 무기한 단식 농성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하소정 부총학생회장은 “올해 하반기에 선출할 총장은 대학의 주체인 학생과 교수, 교직원 등의 의견을 수렴해 민주적인 학교 운영을 할 수 있는 사람을 뽑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1일 홍익대 서울캠퍼스 정문 인근 교내 게시판에 총장 후보자 모집을 위한 공고와 총장직선제를 요구하는 학생들의 대자보가 나란히 붙어있다. (사진=이윤화 기자)
지난달 18일 후보 추천 1차 회의를 가진 홍익대 총장후보추천위원회(총추위)는 이달 3일까지 입후보 신청을 거쳐 17일 최종 후보자 2~5명을 추천할 예정이다. 현재 홍익대 총추위는 교수 20명과 직원 9명, 학생 4명으로 이뤄져 있다. 학생들은 구성원 비율이 공평하지 않아 의견을 제대로 반영할 수 없는 구조라고 주장하고 있다.



신 회장은 “학교가 구성원인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총장 직선제를 시행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면서 “학생들이 나서 학교 대표를 선출해야만 대학의 발전을 가져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서울대와 고려대, 동국대, 동덕여대 등 총장 직선제를 요구하는 다른 대학 총학생회들도 참석했다.

김태구 고려대 총학생회장은 “대학 총장은 한 학교의 수장이 아니라 기업의 최고경영자(CEO)와 같다”며 “우리 손으로 뽑은 총장만이 학교를 대표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홍익대 총학의 단식 농성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신재용 서울대 총학생회장도 “서울대 차기 총장이 성추행 의혹으로 낙마한 것은 총장 선출과정에서 철저한 검증이 이뤄지지 않고 학내 구성원들의 의사가 반영되지 않은 결과”라며 “방학 중에 총장을 선출하는 것은 명백히 옳지 못한 행동이다”고 덧붙였다.

신민준 회장은 “단식 농성 돌입과 함께 매일 20~30명의 학생들이 농성 현장에서 함께 해줄 예정이고 장기화할 경우 릴레이 단식까지도 고려하고 있다”며 “학우들을 대표해 학교 구성원들에게 올바른 결과를 주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