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에도 감자·무 가격 '고공 행진'…정부 수급대책도 역부족
by김형욱 기자
2018.05.09 16:30:07
감자·뭇값 평년의 두배 …전체 농산물 가격도 ''들썩''
공급확대 나섰으나 美서도 작황 안좋아 수급에 차질
[세종=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감자, 무 등 일부 농축산물 가격이 올 초부터 이어진 정부의 안정 대책에도 평년의 두 배가 넘는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연이은 한파·냉해 피해에 평양냉면 인기 등 수요 증가까지 겹치면서 가격이 폭등한 것이다. 정부는 추가 대책을 내놨으나 이달 말까지 진정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5월 초순 감자 도매가격이 20㎏당 7만5287원으로 평년(최근 5년 평균)보다 114.1% 높다고 밝혔다. 정점을 찍었던 지난달 중순 10만9037원에서 30% 이상 줄어들기는 했으나 여전히 평년의 두 배 이상이다. 9일 기준 소매가격은 1개(200g 기준)당 평균 1524원, 비싼 곳은 1840원에 달한다.
올 초 한파 때문이다. 지난해 가뭄·홍수 피해에 따른 작황 부진에 안 그래도 물량이 부족했는데 한파로 봄 감자 생육마저 부진했다. 이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노지 봄 감자 출하시기가 한파 영향으로 5월 중순에서 6월 초순으로 늦춰졌기 때문이다. 정부는 올 초부터 수입 물량(TRQ)을 늘리며 가격 안정화에 나섰으나 역부족이었다. 하필 호주, 미국 등 수입지역 작황까지 나빠지며 물량 확보가 늦어졌다. 올 들어 1335t을 수입한 정부는 이달 말까지는 3075t을 추가 수입해 공급기로 했다.
무 가격도 감자 못지않다. 이달 상순 무 도매가격은 20㎏당 2만6160원으로 역시 평년의 두 배 이상(107.0%↑)이다. 4월 중순 이후 계속 오르는 추세다. 나주 등에서 봄 무가 본격적으로 출하하는 5월 중순까지는 상승세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파 피해로 생산은 줄었는데 최근 평양냉면이 인기를 끌면서 육수·고명용 무 소비도 일시적으로 늘었다. 감자, 무 등 일부 품목 가격 상승에 전체 농산물 평균 가격도 5월 상순 기준 평년보다 6.1% 높다. 양파, 애호박, 수박 등도 평년보다 비싸게 거래되고 있다.
농식품부는 각종 대책에도 급등락하는 농산물 가격을 안정화하고자 추가 대책에 나섰다. 채소 가격안정제를 기존 무, 배추 등에서 고추, 대파로 확대하고 사업 물량도 전체 생산량의 10%까지 늘리기로 했다. 2022년까진 30%까지 늘릴 계획이다. 또 품목별로 파종 1~3개월 전부터 적정 면적을 예시해 주산지협의회 등 생산자단체의 면적 조절을 유도키로 했다. 매월 초 정례 브리핑을 열어 현 농산물 가격 현황도 점검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구조적 수급 안정 체계 강화로 가격 안정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해양수산부도 4~5월 금어기를 맞아 정부비축 수산물 5740t을 시세보다 10~30% 낮은 가격에 방출한다. 명태(5515t)를 중심으로 고등어(93t), 참조기(50t), 오징어(42t) 등이 포함했다. 오징어는 지구온난화에 따른 수온 상승과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 등으로 매년 오르고 있다. 지난달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가 집계한 냉장 기준 가격은 1㎏당 1만4400원으로 2년 전(8800원)보다 63.6% 올랐다.
| 감자(수미) 도매가격 추이(그림 1)와 공급량 추이(그림 2). (표=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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