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경 수사권 조정 후폭풍…경찰 3개월내 보완·재수사 이행률 '절반' 그쳐
by이배운 기자
2022.04.12 18:09:54
3개월 내 보완수사 완료 56.5%…13%는 미이행
검찰 무고죄 인지·처분 71% 급감
대검 “검찰이 담당하던 수사, 경찰 수사로 대체 어려워
[이데일리 이배운 기자]지난해 초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1차 수사권을 갖게 된 경찰의 보완수사·재수사가 지지부진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검찰의 직접수사 제약 후 사건처리가 지연될 것이란 우려가 현실화된 것이다.
12일 대검찰청이 발표한 ‘현행 수사절차 관련 통계’에 따르면 검찰이 경찰에게 보완수사를 요구한 사건은 총 7만2223건으로 이 중 1개월 안에 보완수사가 완료된 사건은 1만8928건(26.2%), 3개월 내에 완료된 사건은 2만1856건(30.3%)에 그쳤다.
6개월 걸린 사건은 1만3796건(19.1%), 6개월이 넘게 걸린 사건은 8214건(11.4%), 이행되지 않은 사건도 9429건(13%)에 달했다.
같은 해 1분기 재수사요청 사건 중 1년이 넘도록 재수사가 이행되지 않은 사건도 491건 (17.8%)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형사소송법 개정으로 경찰은 혐의가 인정된 경우에만 사건을 검찰로 송치한다. 이 경우 검찰이 기록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다시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면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한다.
기존에는 검찰이 송치 사건에 대해 경찰에 수사지휘를 할 경우 3개월 내에 이행되는 게 원칙이었지만 수사권조정 이후 경찰의 보완수사가 늦어지고 있다는 게 검찰 측의 설명이다.
수사권조정을 전후로 검찰이 인지하는 무고 사건의 수도 큰 폭으로 줄었다. 지난 2020년 검찰이 인지·처분한 무고 사건은 670건(698명)이었던 반면, 지난해에는 194건(201명)으로 약 71%나 감소했다.
상대방을 처벌받게 하기 위한 목적으로 허위 고소·고발하는 사건은 대부분 경찰 단계에서 불송치돼 검찰이 직접 무고 사건을 인지하는 게 어려워진 결과다.
지난해 검찰이 인지한 무고 사건은 전년보다 476건 줄었으나, 경찰이 인지한 사건은 48건 밖에 늘지 않아 검찰 감소분의 10% 가량에 미치는 것으로 집계됐다.
검찰은 “허위고소를 처벌하는 무고인지는 종래 대표적인 검사의 수사 영역”이라며 “종전에 검찰이 담당하던 수사를 경찰 수사로 대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