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투더퓨처”…2019년에도 이어질 식품업계 ‘뉴트로 열풍’

by이윤화 기자
2019.01.16 17:00:00

매일유업, 남양유업 등 자판기 우유 맛 제품 인기
1980~90년대 포장지 입은 과자들도 ‘잇템’ 등극
1020세대에겐 신선한 자극, 3040세대는 추억소환

매일우유맛 원컵 (사진=세븐일레븐)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더 새로운 맛, 신선한 패키지 디자인으로 무장한 신제품이 매일같이 쏟아지는 시대에 익숙하고 친근한 ‘뉴트로(Newtro)’ 제품들이 사랑받고 있다.

16일 한국외식업중앙회와 식품업계에 따르면 2019년 외식 트렌드를 이끌어갈 키워드 중 하나로 ‘뉴트로 감성’이 선정됐다.

뉴트로 감성이란 젊은 세대·새로운 것을 뜻하는 ‘뉴(New)’와 아날로그 감성의 복고 ‘레트로(Retro)’가 합쳐진 신조어다. 프랜차이즈와 식음료업계는 지난해부터 1980~90년대의 추억과 경험을 소환해줄 제품을 앞 다퉈 출시하고 있다.

홈플러스가 지난해 연말 남양유업과 손잡고 만든 ‘남양 3.4 우유맛 스틱’.(사진=홈플러스)
길거리나 지하철 플랫폼 자판기에서 뽑아 먹던 따듯하고 달콤한 ‘자판기우유’를 떠올리게 하는 제품을 처음 선보인 건 매일유업이다. 매일유업은 지난 2017년 12월 편의점 세븐일레븐과 협업해 만든 ‘매일우유맛원컵’을 출시해 대박을 터뜨렸다.

매일우유맛원컵은 당시 사흘 만에 품귀현상까지 빚어졌고, ‘음료계의 허니버터칩’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출시 이후 1년 만에 누적판매량 250만개를 돌파했으며 현재도 세븐일레븐 음료부문 ‘원컵 카테고리’ 매출 1위에 올라있다. 매일유업은 원컵의 인기에 힘입어 최근 ‘매일우유맛 오리지널 스틱’도 출시했다.

이 제품은 우유에서 지방을 분리·제거하고 건조시켜 분말로 만든 탈지분유를 주원료로 하는데 물을 부으면 다시 우유 형태로 바뀐다.

분유로 만든 분말형 우유가 인기를 끌자 최근 남양유업과 홈플러스도 ‘미투(Me too)’ 모방 상품을 내놨다. 홈플러스는 작년 12월부터 추억의 자판기 우유 맛과 함께 복고풍의 감성까지 느낄 수 있는 ‘남양 3.4 우유맛 스틱’ 판매를 시작했다.



특히 남양유업의 초창기 상품인 ‘남양 3.4 우유’의 제품 패키지를 그대로 적용해 눈길을 끌었다. 마스코트였던 코끼리 캐릭터와 색상, 글씨체까지 복고풍으로 재현해냈다.

레트로 디자인을 입은 별뽀빠이 한정판 (사진+삼양식품)
미각이 아닌 시각을 자극해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게 하는 제품들도 있다. 동원F&B는 편의점 CU와 함께 지난해 연말 인기 만화 ‘원피스’ 캐릭터를 그려 넣은 ‘덴마크 열매우유’ 3종을 선보였다.

원피스는 1997년 이후 20년 이상 연재되고 있는 일본의 장수 만화로, 누계 발행부수가 4억 부를 돌파한 작품이다. 두터운 마니아층을 보유한 원피스 캐릭터 하나로 CU의 우유 카테고리 매출이 일주일 만에 10% 이상 늘었다.

제과 업계 역시 뉴트로 대열에 합류했다. 롯데제과는 새롭게 출시한 ‘치토스 콘스프맛’ 포장에 1990년 판매 당시 쓰인 포장 디자인을 적용했다. 초창기 제품을 떠올리게 하는 파란색 패키지 디자인에 친근한 호랑이 캐릭터 ‘체스터’를 더했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치토스 콘스프맛’은 치토스라는 상품 자체를 추억이 담긴 음식으로 느끼는 기존 소비자층은 물론 복고 감성을 추구하는 밀레니얼 세대 소비자들에게도 사랑받고 있다”고 전했다.

삼양식품도 지난해 연말 국민 과자 ‘별뽀빠이’ 47주년을 맞아 ‘레트로 별뽀빠이’를 리뉴얼 출시했다. 레트로 별 뽀빠이 역시 1972년 처음 선보인 과거 패키지 디자인에 적용된 로고와 서체를 그대로 활용했다. 더불어 ‘추억의 요요’ 등 장난감이 들어있는 패키지로 판매해 1시간 만에 1000개 한정 수량이 모두 팔렸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1980~90년대 제품을 리뉴얼해 출시한 뉴트로 제품들은 1020세대에게는 경험해보지 못한 ‘신선한 소재’로 다가가고, 3040세대에게는 ‘추억의 맛’을 소환하는 매개체가 된다”면서 “여러 소비계층을 아우를 수 있는 복고 감성이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