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불행하다고 느낄까”..자기수행없는 자아연출의 한계
by김현아 기자
2016.07.27 16:56:52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옛날 사람보다 잘 먹고 잘살게 됐지만 불행하다고 느끼는 사람이 적지 않다.
갈수록 심해지는 빈부 격차도 원인이지만 이유를 알 수 없는 분노에 우울한 생각이 든다.
불행의 원인이 겉으로 보이는 자기연출에 지나치게 신경 쓰다 보니 본질인 마음의 소리(자기수행)는 도외시한 게 아닌가 하는 지적이 제기됐다.
네이버문화재단이 30일 오후 2시 서울종로구 안국동 W스테이지에서 여는 ‘문화의 안과 밖-윤리와 인간의 삶’에 강연자로 나서는 이향만 가톨릭대 교수는 ‘생로병사, 동서양의 의례’를 주제로 한 강연에서 자기수행 없는 자기연출의 한계와 이로인한 불안함이 불행하다고 느끼는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이 교수는 “오늘날 사회에서 생로병사는 오히려 행복한 일로 여겨질 만큼 현대인은 다양한 위기속에서 살아간다”고 했다.
그는 “위기를 가중시키는 사회적 원인 중 하나는 의례의 상실”이라면서 “전통적 의례에 의존하지 않는 현대 사회는 새로운 의례를 정착시킬 만한 문화적 여유를 갖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그는 “현대사회에서 의례는 자아연출로 대체됐고 자기수행이 없는 연출은 일시적인 지향성만 강조돼 결과적으로 자아 정체성의 문제를 갖게 했다”고 지적했다.
또 “동서양 고대 의례관은 더 이상 수행되지 않거나 변형돼 현대 사회에서는 제한적 의미만 갖는다”면서도 “하지만 의례 없이 인간이 존재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사회적 의례는 한 개인이 사회 안에서 수행하는 연행적인 측면과 사회가 한 개인이 삶의 양식을 유지하도록 장을 마련해주고 보호하는 제도적 측면이 있다”고 설명하면서 “이 두 가지가 균형을 이룰 때 개개인의 생명의 서사가 제대로 구성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자아연출의 연행성과 자기극복의 수행성이 갖춰져야 사회의례에 올바로 참여할 수 있다”면서 “정치가 의례적이기 위해서는 정치 담론이 수행적 차원에서 이뤄져야 하고, 교육은 단순히 배우고 익히는 것이 아니라 배운 것을 수행해 그 효과를 자각할 때 일어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리와 인간의 삶> 4섹션 ‘사회와 윤리’는 곽준혁 중국 중산대 교수의 ‘애국심, 개인 윤리, 보편 윤리’(8월 6일), 황경식 서울대 명예교수의 ‘예절, 도덕, 법’(8월 13일), 박은정 서울대 교수의 ‘법과 윤리’(8월20), 사회학자 정수복의 ‘조직, 윤리, 규범’(8월 27일) 강연으로 이어진다.
강연 청중으로 참여하려면 열린연단 홈페이지(http://openlectures.naver.com)에서 신청할 수 있다.
강연 영상과 원고 전문은 인터넷에서 열린연단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