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머지않은 시기에 강진 떠난다” 정계 복귀

by김영환 기자
2016.09.20 17:33:15

“개혁하지 않으면 나라 망한다고 한 다산의 절박함 받들겠다”

손학규 더불어민주당 전 상임고문이 20일 오후 전남 강진군 강진아트홀 대공연장에서 ‘손학규가 바라본 강진 희망’이라는 주제로 다산강좌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손학규 더불어민주당 전 상임고문이 20일 강진 칩거 생활을 정리하고 본격적인 대선 행보에 나섰다. 손 전 고문은 이날 강연자로 나서 그간 머물렀던 전남 강진에 대한 소회 등을 밝히며 강진에 작별인사를 고했다. 손 전 고문은 정당 활동보다는 제3지대에서 세를 결집할 가능성이 유력하다.

손 전 고문은 이날 전남 강진 아트홀에서 ‘손학규가 바라본 강진 희망’이란 주제로 다산 강좌 강연을 진행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주로 강진에 머물렀던 과거를 반추했지만 다양한 현안을 꺼내면서 정계 복귀의 시동을 걸었다.

손 전 고문은 “저로서는 아직 날짜가 정해진 것은 아닙니다만 머지 않은 시기에 여러분의 곁을 떠날 것”이라며 하산을 공식화했다. 손 전 고문의 연설은 ‘강진찬가’에 가까웠지만 후반부에서는 “설상가상으로 북핵실험과 사드(THAAD) 배치로 나라와 민족의 운명이 한순간에 절단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고조됐다”며 정치권의 현안을 언급하기도 했다.

손 전 고문은 “강진이 부족한 저에게도 꾸지람 반 격려 반으로 대한민국 근본 개혁에 대해 더 고민하도록 부추겨 주셨다”며 “아직 근력이 남아있다면 목숨이 다할 때까지 나라와 국민을 위해 일할 기회를 찾으라고 격려해줬다”고 정계 복귀 의사를 직접적으로 밝혔다. “국민이 최종적인 감시자 심판자가 되어 잘못된 역사와 정치를 바로잡아야 한다”며 지지를 당부하기도 했다.

그는 “강진에서 손학규가 다산의 개혁정신으로 나라를 구하고자 한다”며 “제가 정치에 입문하면서 서강대 제자들에게 마지막 강의에서 한 말을 강진군민께 다시 드리겠다. 제가 무엇이 되는지를 보지 마시고 제가 무엇을 하는지를 지켜보아달라”면서 대선 출마에 대한 의지도 내비쳤다. 손 전 고문의 연설에 장내에는 “손학규 대통령” 등을 연호하는 목소리가 넘쳤다.



이 강연을 끝으로 손 전 고문은 강진 칩거 생활을 정리하고 10월께 서울 구기동 자택으로 거취를 옮겨 본격적으로 대선 행보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14년 7ㆍ30 재보선 패배 후 정계은퇴를 선언하고 강진에 흙집을 마련, 칩거에 들어간 뒤 2년 2개월만이다.

손 전 고문이 복귀하면서 내년 대선을 앞두고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제3지대론’이 더욱 활력을 얻을 전망이다. 당적을 유지하고 있는 더민주와 함께 제2 야당인 국민의당 등에서 끊임없는 구애를 받아왔지만 손 전 고문은 사실상 이에 대해 거부하는 뉘앙스를 비춰왔다. 이날도 더민주의 당적을 유지하느냐는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이미 한 차례 당적을 바꿔 이에 대한 부담이 클 수밖에 손 전 고문으로서는 더민주 당적을 유지한 채 호남을 포함한 전국을 무대로 향후 강연정치와 민생행보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로 올라오기 전에 집필 중인 저서 작업을 마무리하면서 대선에 대한 큰 그림을 정리할 것으로도 알려졌다.

손 전 고문 측 한 관계자는 “특정 정당에 소속되기 보다는 제3지대에서 활동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