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뒤 죽습니다"..돌려차기 폭행男, 후천적 사이코패스?
by김화빈 기자
2023.02.01 20:14:54
배상훈 프로파일러 "10범 초과..후천적 사이코패스" 진단
"전과 대부분이 폭력과 성범죄..힘 있는 자 앞에선 사회적"
檢, 20년 구형에도 1심 12년 선고..피의자 항소
[이데일리 김화빈 기자] 지난해 5월 부산에서 귀가 중이던 여성을 발로 무자비하게 폭행한 이른바 ‘부산 서면 돌려차기’ 사건 폐쇄회로(CC)TV 영상이 공개된 가운데 해당 가해자가 ‘후천적 사이코패스’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1일 KBS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 ‘최영일의 시사본부’에 출연한 프로파일러 배상훈 씨는 “가해자의 행동을 보면 연속 동작이 아니라 구타한 뒤 확인 작업을 하고, 시야가 가려진 다른 장소에서 다른 범죄를 저지른 후 도주했다”며 “절대 심신미약에 의한 범죄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피의자는 1심에서 징역 12년을 선고받고 “어머니께서 해준 밥보다 이곳(감옥)에서 먹은 밥이 더 많다. 왜 이렇게 많은 형량을 살아야 하나”며 “살인미수 형량 12년은 너무 과하다”며 항소한 바 있다.
전직 경호업체 직원이었던 그는 강도상해죄로 6년을 복역한 뒤, 공동주거침입으로 또다시 2년을 복역하고 나와 재차 범죄를 저지른 전과자였다. 이에 검찰은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해 기소하고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이에 대해 배 씨는 “검찰이 살인미수로 20년을 구형한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범인의 행태나 범행 은폐 시도 등이 너무 악의적이고 고의적이라고 본 것”이라며 “범죄의 적용은 살인미수이되, 실제로는 살인에 준하게 구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범인은 피해자를 1시간가량 따라다니고 있었다”고 짚은 뒤 “처음부터 피해자를 목표로 삼은 것이다. 우발적인 것이 아니라 애초에 특정한 어떤 행위를 하기 위해 쫓아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 범인은 10범을 훨씬 초과하는 전과자로 전과 대부분이 폭력이나 성범죄 등이다. 10대 때부터 교도소에서 복역한 기간이 많다”며 “프로파일러 면담 기록으로 미뤄봤을 때 이 범인은 범행을 일종의 놀이처럼 생각한다. 경찰 조사를 받을 때도 마치 장난을 치듯 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런 범죄자들은 사람을 폭행하고 추가적 괴롭힘 등 어떤 행위를 하는 것에 대해 무감해진다”며 “대신 교도관이나 경찰 앞에서는 비굴해진다. 이런 경우는 후천적 사이코패스로 봐야 한다. 대단히 비사회적인데, 교도관이나 경찰 등 힘 있는 자 앞에서는 사회적”이라고 했다.
한편 판결 후 피해자는 웹상에 글을 올려 “지난 5월 부산 서면에서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 머리를 짓밟히고 사각지대로 끌려간 살인미수 피해자”라고 밝힌 뒤 “범인이 12년 뒤 다시 나오면 고작 40대인데, 숨이 턱턱 조여 온다”며 엄벌을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