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 '가향 전자담배' 절찬리 판매…"FDA규제 무의미"

by이현정 기자
2022.08.17 17:28:38

1위 전자담배 브랜드 ''쥴'' 규제 효과 의문
담배 매출액 중 전자담배 비율 2%→33%
최소 20개 브랜드서 가향 전자담배 판매 중

[이데일리 이현정 인턴기자] 미국식품의약국(FDA)이 청소년 흡연율 상승의 주범으로 지목된 ‘쥴’(Juul)의 가향 전자담배 판매를 금지하자 다른 담배 브랜드들이 유사한 제품을 출시해 이득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한 편의점에 진열된 가향 전자담배. (사진=AFP)
1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FDA가 한동안 전자담배 시장에서 1위를 점한 담배 브랜드 ‘쥴’을 규제했음에도 불구하고 전자담배 매출이 오히려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쥴은 2017년 단맛, 과일 향 등이 나는 액상 전자담배를 처음으로 출시했다. 쥴은 당시 기존 궐련 담배와 다른 맛과 외형, 휴대성 등을 내세우며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섰다. 일각에서는 전자담배가 금연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도 나왔으나. 쥴의 가향 담배 출시 이후 미국에서는 청소년 흡연율이 급증하며 사회 문제로 부상했다.



이에 FDA는 2020년 쥴에 멘톨 향 제품을 제외한 모든 액상 가향 담배의 판매를 중단할 것을 명령했다. 그러나 시장조사업체 IRI의 담배 소매업 관련 데이터에 따르면 전체 담배 매출액 가운데 전자담배의 비율은 2019년 2%에서 올해 약 33%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 1년간 일회용 전자담배 매출액은 처음으로 20억달러(약 2조6250억원)를 넘은 것으로 확인됐다.

로이터는 이에 대해 “쥴 이외의 담배 브랜드들이 가향 담배를 출시해 시장을 공략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최소 20개의 담배 브랜드가 현재 ‘복숭아·블루베리 맛 사탕’, ‘파인애플·딸기 맛 사탕’ 등과 같은 제품명의 가향 전자담배를 판매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FDA는 2019년 이후 유해성에 관한 과학적 자료를 제출한 전자담배에만 판매를 허가하고 있다. 로이터는 FDA가 현재 시중에 나와 있는 가향 전자담배의 판매 승인 여부에 대한 답변을 거부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