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박기주 기자
2018.01.09 16:37:26
카페24의 시장 안착 여부 관건
[이데일리 박기주 김무연 기자]정부가 추진하는 테슬라 상장 요건 완화에 대해 증권사들이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풋백옵션 면제’ 조건이 추가되면서 테슬라 상장에 대한 매력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9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현장간담회에서 일정 조건을 충족하는 상장주간사(증권사)에게 테슬라 상장시 요구되던 풋백옵션 부담을 면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테슬라 상장은 적자 기업이라고 성장성이 있다면 코스닥 상장을 허용해 주는 제도다. 이는 지난해 1월부터 시행됐지만 아직 이 제도를 통해 상장한 기업은 전무하다. 상장 후 3개월 내 테슬라 상장 기업의 주가가 떨어질 경우, 일반투자자가 원한다면 주간사가 공모가의 90% 가격으로 되사줘야 한다는 풋백옵션 조항이 활성화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가 테슬라 상장 제도 활성화를 위해 풋백옵션 면제라는 카드를 내걸었다. 금융위가 풋백옵션 면제를 위해 내건 조건은 △테슬라요건 상장 실적이 있는 우수 주간사 △코넥스 시장에서 일정 수준 이상 거래된 기업의 이전상장 등이다.
일단 증권사들은 부담으로 작용하던 풋백옵션 면제 조항이 생기는 것만으로도 테슬라 상장 활성화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직 제대로 개척되지 않은 ‘블루오션’ 시장이기 때문에 유인책이 있다면 이에 뛰어들 증권사가 많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이번 정책에 대해 “(테슬라 상장)실적을 쌓아 나가는 증권사가 실적을 검증받고 좀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도록 열어둔다는 취지가 긍정적”이라며 “풋백옵션을 부과하는 것 자체가 증권사에겐 부담인데 이런 면제 조건을 걸어두면 테슬라 상장을 검토하는 증권사가 늘어날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시장성이 있어도 리스크가 있다보면 내부적으로 상장을 유치하기 어렵고, 테슬라 상장은 사례가 적어 더욱 그런 경향이 있었다”며 “풋백 옵션 부담이 줄어들면 그래도 더 많은 증권사들이 공격적으로 접근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요건 완화로 테슬라 상장이 당장 활성화될 것인가에 대해서 의문의 시선도 제기되고 있다. 유인책이 제시된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해서 리스크가 큰 시장에 바로 뛰어들기 어려울 수 있는 조건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현재 테슬라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카페24에 대한 관심이 더욱 집중될 전망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카페24가 얼마나 성공하고 시장에 안착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며 “카페24 상장이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다른 증권사의 태도도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모호한 조건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한 관계자는 “‘우수주간사’라는 조건이 자의적인 해석의 여지가 있을 수 있다”며 “이를 구분할 명확한 기준이 꼭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