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에 날 세웠던 강준만, 이번엔 이준석·홍준표 비판

by장병호 기자
2021.09.15 19:16:37

''THE 인물과 사상'' 제2권 출간
''발칙한 이준석'' ''너무 용감한 홍준표''
"진보 보수 가리지 않고 비판할 것"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문재인 정부를 향해 비판의 날을 세웠던 강준만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명예교수가 이번엔 이준석, 홍준표 등 야당 인사에 대한 신랄한 분석을 내놨다.

강 교수는 지난 10일 출간된 계간지 ‘THE 인물과 사상’ 제2권을 통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경선후보에 대한 인물 비평을 공개했다.

지난 6월 29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 호텔에서 열린 ‘인뎁스조사 결과 국민보고대회’에 참석한 홍준표(왼쪽)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사진=노진환 기자)
강 교수는 이 대표에 대한 비평문 제목을 ‘발칙한 이준석’으로 내걸었다. 강 교수는 이 대표가 하버드대학에서 ‘자유’의 기운을 한껏 흡입했고, 그 자유분방함이 당대표를 맡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하며 “이준석이 그 어떤 제약도 없이 자유를 누려야겠다면, 국민의 힘 대표직은 맡지 말았어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우리 역사에서 본 받고 싶은 인물로 정도전을 꼽는 이준석이 무난한 관리자의 역할에 만족할 리 없다”며 이 대표의 태도 변화에 부정적인 전망을 제시한다.

최근 이 대표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의 갈등에 대해서는 “이준석의 ‘율사’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윤석열과의 갈등에도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의문을 던진다. 창의성과 다양성을 중시하는 이준석이 율사 출신인 윤 후보와 결합하지 못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것이다.

무엇보다 강 교수는 이 대표의 가장 큰 문제점이 ‘다변과 급한 성격’에 있다고 지적한다. 이 대표가 학창 시절부터 토론을 즐겼고, 정계 입문 전 논객으로 얼굴과 이름을 알린 만큼 국민의힘 대표를 맡은 지금도 ‘말의 과잉’이라 할 만큼 다변에다 상대 공격을 잠시도 참지 못하는 급한 성격을 보여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강 교수는 “발칙한 이준석이 흘러넘치는 자신감을 잘 통제하면서 부디 자신의 ‘싸가지 관리’에 유념하면 좋겠다”며 “이준석이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은 성공의 이유가 곧 실패의 이유가 되는 ‘성공의 저주’다”라고 제언했다.



강준만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명예교수(사진=인물과사상사)
홍 후보에 대한 비평문 제목은 ‘너무 용감한 홍준표’다. 강 교수는 1996년 노무현 전 대통령 등 이른바 ‘꼬마 민주당’의 전·현직 의원 9명이 전직 검사인 홍 후보를 찾아간 일화를 언급한다. 민주당 의원들이 검찰에서 쫓겨난 홍준표를 민주당에 영입하고자 찾아온 일화다. 그러나 민주당은 홍 후보의 공천 요청을 외면했고, 결국 홍 후보는 민자당에 입당해 보수의 대표 전사로 맹활약하게 된다.

강 교수는 “그 당시 민주당이 홍준표를 받아들였다면 홍준표는 진보의 대표 전사가 됐을 것”이라고 말한다. 가난했던 흙수저 출신으로 살아온 데다, 대학 시절 민주화 시위 경력까지 있었던 홍준표의 삶의 궤적은 진보와 더 친화성이 있었다는 게 강 교수의 주장이다.

강 교수는 홍 후보가 강한 소신과 하고 싶은 말을 해야 하는 성격으로 인해 ‘비주류’의 길을 걸어왔고, ‘계파 없는 정치’를 해온 독보적인 인물이라고 평가한다. 그러면서도 홍 후보의 막말, 인신공격, 개그 본능이 그의 문제점이라고 지적한다. 대선 국면을 맞아 그의 문제점이 다시 드러나고 있다는 것이다.

강 교수는 “홍준표는 정치적 계산에 따라 움직이는 사람이 아니며, 옳고 그름의 판단에 따라 행동할 뿐이며, 여론을 의식하지 않고, 옳다고 생각하는 말을 하는 사람이라는 걸 믿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정치적 계산도 없고, 여론을 의식하지도 않으면서 대통령이 되겠다는 것은 넌센스다”라고 비판했다.

문재인 정부 집권 이후 정부 비판에 힘을 기울여온 강 교수가 야당 측 인사들에 대한 비판에 나선 것은 비판에는 성역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강 교수는 “누가 잘 되건 나라와 국민만 잘 되면 그만 아닌가”라며 “보수와 진보의 구분은 중요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강 교수는 이번 ‘THE 인물과 사상’ 2권에서 ‘왜 국민의 3분의 2는 이재용 사면을 원했을까’ ‘왜 BTS는 살아있는 자기계발서인가’ ‘윤석열 비판 콘텐츠가 드러낸 민주당의 본질’ 등을 함께 다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