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어떤 남자가 쫓아온다고"...남편까지 때렸지만 '귀가'
by박지혜 기자
2023.05.02 19:58:28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술 취한 남성들이 한밤중 여성 뒤를 쫓아가 여성의 남편까지 폭행했지만 경찰은 별다른 조치 없이 귀가 조처한 사실이 알려졌다.
지난 1일 MBC가 공개한 CCTV 영상에는 가로등이 켜진 골목길을 뛰어오는 여성과 그 뒤를 쫓아오는 남성의 모습이 보인다.
그러다 여성이 다급히 집 안으로 들어가자 쫓아오던 남성도 유유히 그 집 마당을 지나 여성이 들어간 현관 앞에서 문을 두드리기 시작한다. 잠시 뒤 또 다른 남성이 나타났고 두 남성은 현관문을 강제로 열려고 했다. 이내 문이 열렸고, 이들은 여성과 그의 남편에게 주먹질을 하기 시작했다.
10여 분 뒤 경찰이 도착해 분리조치했지만 남성들은 계속 집으로 들어가려고 시도했고 경찰과 몸싸움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건은 지난달 28일 밤 11시 40분께 진도에 있는 한 마을에서 벌어진 일로, 50대 남성 A씨가 술에 취한 채 20대 베트남 국적 여성 B씨 뒤를 쫓아 집까지 따라가면서 발생했다.
B씨 남편은 “애기 엄마가 어떤 남자가 쫓아 온다고 울면서… 딱 (현관으로) 나갔더니 바로 앞에 있는 거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A씨는 지인 C씨까지 불러 B씨 집 현관문을 부순 뒤 B씨와 B씨 남편까지 폭행했지만 현행범으로 체포되지 않았다.
경찰은 “남성들이 술에 취해있었고 신분 확인이 됐다”는 이유로 귀가 조처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와 C씨는 이튿날 아침 또다시 B씨 집을 찾아갔는데, 잃어버린 휴대전화와 옷을 찾으러 갔다고 경찰에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B씨 부부가 외출한 사이여서 추가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경찰은 이 사실을 확인한 뒤에야 B씨에게 스마트워치를 지급하는 등 보호조치를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 등 2명을 주거침입·특수상해 혐의로 입건해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으며, 담당 파출소 소속 경찰관들의 대처가 적절했는지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