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키는자 쫓는자’ 엔씨·넥슨…모바일 신작 동시 공개로 맞불
by노재웅 기자
2020.07.01 15:37:26
2일 엔씨 ‘신작 3종’, 넥슨 ‘바람의나라 연’ 발표
리니지 성벽 굳건…넥슨 인기 IP 모바일화로 공세
| 김택진(왼쪽) 엔씨소프트 대표와 김정주 NXC 회장. 각사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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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노재웅 기자] 엔씨소프트(036570)와 넥슨이 나란히 신작을 공개하며 게임 이용자들의 시선을 불러 모은다. ‘리니지 형제’로 모바일게임 왕좌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엔씨는 다양성 확보라는 숙제를, 특출한 모바일 매출원이 필요한 넥슨은 인기 IP(지식재산권)의 저력을 실험대에 올려 각각 하반기 공세를 펼칠 계획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엔씨는 자회사 엔트리브소프트가 개발 중인 신작 3종의 발표회를, 넥슨은 신작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바람의나라: 연’의 온라인 쇼케이스를 2일 동시에 개최한다.
엔씨가 이날 공개할 신작 3종은 아직 정확한 내용이 알려진 바 없다. 업계는 엔트리브가 과거 개발해 인기를 끌었던 PC온라인게임 ‘트릭스터’와 ‘팡야’의 모바일 버전이 나올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트릭스터 모바일은 MMORPG 장르고, 팡야 모바일은 캐주얼 골프 게임이다. 두 게임 모두 개발기간이 길었던 만큼, 이번 발표회에서 국내 서비스 일정을 알릴 가능성이 크다.
이밖에 현재 서비스 중인 야구게임 ‘프로야구 H2’의 후속작이나 말을 소재로 한 ‘앨리샤 모바일’ 등이 발표 후보작으로 거론된다. 엔씨 측은 이번 행사에 대해 “신작에 대한 정보는 행사 당일 공개 가능하다”며 말을 아꼈다.
같은 날 넥슨은 국내 최장수 온라인 PC게임 IP ‘바람의 나라’를 기반으로 제작한 신규 모바일게임 바람의나라 연의 온라인 쇼케이스를 진행한다. 이 게임은 과거 ‘리니지’와 함께 국내 PC MMORPG 전성기를 이끈 주역이기도 하다. 지난달 17일부터 사전등록을 시작해 참가자 100만명을 기록 중이다.
이날 오후 1시부터 바람의나라 연 공식 홈페이지와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되는 이번 행사에서는 MC 허준과 ‘G식백과’ 채널 김성회가 진행을 맡고, 이태성 슈퍼캣 디렉터와 유지인 넥슨 사업팀장이 출연해 게임 출시 관련 다양한 정보를 소개한다. 주요 게임 콘텐츠와 파이널 CBT(비공개시범테스트) 피드백 및 개선사항, 정식 서비스 일정 등 본격적인 출시를 앞두고 다양한 정보를 공개할 예정이다.
엔씨와 넥슨의 이번 신작 발표회는 서로의 생각과 목표를 읽을 수 있는 자리이기도 하다.
전체 연간 매출 규모는 넥슨(2019년 기준 2조 6840억원)이 엔씨(1조 7012억원)를 앞서지만, 모바일게임 시장만 한정 지어 보면 엔씨가 훨씬 우위를 점하고 있다.
엔씨는 ‘리니지M’과 ‘리니지2M’이 나란히 구글 플레이 매출 1, 2위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올해 매출 2조 7000억원 달성을 노린다. 3위권 이하 게임들과의 매출 격차가 워낙 크기 때문에, 현재 추세라면 두 게임은 올해도 선두 자리를 어느 게임에도 내주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리니지 형제를 제외하곤 인기리에 서비스 중인 모바일게임이 부족한 것은 엔씨의 한계로 지목된다. 확률형 아이템과 이용자들의 과도한 결제 및 거래 등으로 비판을 받는 MMORPG 외에 남녀노소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캐주얼 게임도 필요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자회사 엔트리브를 통해 선보일 신작 3종이 엔씨의 이미지 개선을 물론, 다양한 이용자층 확보라는 두 가지 토끼를 잡을 수 있기를 엔씨는 기대하고 있다.
넥슨은 올 들어 자신들이 보유한 장수 PC IP 게임을 잇달아 모바일 버전으로 선보이면서 연타석 흥행에 성공하고 있지만, 더 큰 성공을 욕심내고 있다. 상반기 출시한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와 ‘피파 모바일’ 등이 순수 이용자 지표를 나타내는 구글 플레이 인기 순위는 각각 1, 5위를 기록 중이지만, 장르 특성상 MMORPG에 밀려 매출 순위는 상대적으로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에 국내에서는 바람의나라 연이, 해외에서는 8월 중국 선 출시를 앞둔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이 실적 쌍끌이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바람의나라와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모두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 안착할 경우, 엔씨 리니지 형제의 대항마로서 매출 상위권에 자리할 가능성이 클 전망이다.
넥슨 관계자는 “피파온라인4M, 메이플스토리M 등 스테디셀러 기반 모바일 버전의 약진과 신규 IP인 V4가 꾸준히 매출 최상위권을 유지하며 장기흥행 체제에 돌입했다”며 “이런 상승가도를 올해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부터 피파 모바일, 바람의나라 연 등 넥슨 오리지널 IP 기반 신규 게임들로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