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K-진단키트', 분자·면역진단 양날개로 수출 '비상'

by노희준 기자
2020.04.14 17:52:10

진단키트 수출, 5곳 긴급사용승인 업체→22곳 증가
분자진단에 더해 분자진단법(항원항체) 가세 가속화
전세계 국산 코로나19진단키트 770만회 분량 수출
검체채취키트·핵산추출장비·시약·PCR장비도 수출

[이데일리 노희준 박일경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진단키트 수출이 확대되고 있다. 초기 긴급사용승인을 받았던 일부 업체에 이어 분자진단 방식의 추가 개발업체들이 무더기로 나온 데다 항체·항원진단법 등 신속진단키트 개발업체까지 수출전선에 가세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제까지 전 세계로 수출한 국산 ‘코로나19’진단키트는 770만회 검사분량으로 파악된다.

문재인(가운데) 대통령이 지난달 25일 서울 송파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기기 긴급사용 승인 기업을 방문, PCR셋업준비실에서 천종윤(왼쪽) 씨젠 대표와 시약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청와대)


14일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집계해 공개하고 있는 ‘의료기기산업 종합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코로나19 진단키트(시약)를 만들어 수출하는 업체는 총 22곳이다. 초기 바이오세움, 씨젠(096530)과 솔젠트, 에스디바이오센서, 코젠바이오텍 등 긴급사용승인을 받았던 5곳만이 알려졌던 것에 비하면 4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22곳에는 기업 홈페이지와 연락처 정보 공개에 동의하지 않은 기업은 제외돼 있어 실제 수출업체는 이보다 많을 것으로 보인다.

진단키트를 수출하는 업체는 진단 방식에 따라 크게 유전자 분석 등을 말하는 분자진단법인 RT-PCR 방식의 진단키트를 수출하는 곳과 면역학적 방식의 항원항체 진단키트(신속진단키트)를 수출하는 곳으로 구분된다. 항원항체 진단키트는 항체만 진단하느냐 항원만 진단하느냐에 따라 세부적으로 구분되기도 한다.

현재 코로나19 진단키트 수출업체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방식은 분자진단법이다. 이 방식을 사용하는 코로나19 진단키트를 수출하는 업체가 18곳이다. 초기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긴급사용승인을 받았던 씨젠, 솔젠트 등 5곳에 더해 바이오니아(064550), 오상헬스케어, 랩지노믹스(084650), 젠큐릭스, 진매트릭스(109820) 등 13곳이 추가됐다.



여기에 국내에서 코로나19 표준진단법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지만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항원항체 진단키트 업체까지 가세하면서 수출전선은 더 넓어졌다. 실제 수젠텍(253840), 젠바디, 바디텍메드, 휴마니스 등 4곳은 항체 진단방식의 코로나19키트를 수출하고 있다. 에스디바이오센서와 피씨엘 2곳은 RT-PCR과 항원 진단키트, 항체 진단키트 등 3가지의 진단키트를 모두 개발해 수출하고 있다.

수출에서 항원항체 진단키트를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분자진단법을 쓰기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진단업체 한 대표는 “분자진단법을 제대로 쓰기 위해서는 국내 대학병원 수준의 연구시설과 숙련된 검사 인원, 고가의 진단장비가 필요하다”며 “사실 미국만 해도 의료환경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반면 면역진단은 기본적으로 특별한 장비가 필요 없이 15분 안팎이면 임신진단키트처럼 환자 혈액을 간단하게 진단키트에 떨어트려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여기에 최근 코로나19에 감염된 이후 시간이 갈수록 분자진단법은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논문이 보고되고 있어 항원항체 진단법의 병용 사용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통상 분자진단법은 가례나 콧물 등의 검체를 상기도(인두, 후두 목구멍 뒤쪽), 하기도(기관지, 폐)에서 채취하는데 시간이 갈수록 바이러스가 폐로 내려가 정확한 검체 채쥐가 어려워진다는 지적이다.

외교부에 따르면 14일 기준으로 외교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을 통해 전 세계에 수출한 진단키트는 모두 770만회 검사분이다. 외신에 따르면 미 연방방재청(FEMA)에 수출되는 국내 코로나19 진단키트 물량만 75만개에 이른다. 오기환 한국바이오협회 전무는 “우리 기업의 신속한 코로나19 진단키트 개발과 인증, 그간의 수출 경험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듯하다”며 “코로나19 진단키트에 대한 대외적인 신뢰와 네트워크 확보를 바탕으로 국내 다른 체외진단제품 전반이 글로벌 수출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코로나19진단키트뿐만 아니라 진단과정에 필요한 검체채취키트나 핵산추출기구, PCR장비를 생산하는 곳도 코로나19 체외진단기기와 관련한 수출길에 동참하고 있다. 노블바이오, 아산제약 등 3곳은 검체채취키트를, 바디텍메드, 바이오니아 등 10곳은 핵산추출장비·시약을, 미코바이오메드와 진시스템 2곳은 PCR장비를 수출하고 있다. 핵산추출기구는 객담 등 환자의 검체에서 코로나바이러스 유전체를 추출하는 데 사용하는 장비며 이 때 사용하는 시약이 핵산추출키트다. PCR장비는 추출한 유전체를 진단시약으로 증폭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유전체와 비교해 감염 여부를 진단하는 장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