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뇌물 'MB' 보석 허용 여부 다음달 6일 가려진다

by송승현 기자
2019.02.27 16:10:35

27일 항소심 공판준비기일서 MB측 vs 검찰 신경전
MB측 "구속기한 만료(4월9일)전 재판 안 끝나…건강도 안 좋아"
檢 "특별한 사정 변경 아냐" 반박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속행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송승현 기자] 횡령과 뇌물 등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은 이명박(77) 전 대통령이 신청한 보석(保釋) 허용 여부가 다음달 6일 가려진다.

서울고법 형사1부(재판장 정준영)는 27일 이 전 대통령에 대한 보석 인용 여부를 다음 공판기일인 다음달 6일 고지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열린 항소심 공판준비기일에서 이 전 대통령 측은 불구속 재판을 받게 해 줄 것을 거듭 요청했다. 핵심 증인들의 잇따른 불출석으로 재판이 지연됐고, 최근 법관 인사로 재판부가 교체되는 등 ‘특별한 사정 변경’이 있어 보석이 허용돼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이 전 대통령 측 강훈 변호사는 “구속기한 만료(4월 9일)까지 한 달 반 정도밖에 남지 않아 그때까지 재판부가 기록을 다 읽고 선고한다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며 “한 달 앞서 석방됐다고 도주나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는 것도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1년의 수감 생활로 기억력이 급격히 감퇴하고 외부 종합병원의 진료를 받아야 하는 등 건강상태를 고려하면 보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재판부의 교체 사정 등은 특별한 사정 변경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검찰은 “재판부 변경은 보석 사유가 아닌 점을 감안하면 건강 상태만이 보석 사유일 것”이라며 “피고인(이 전 대통령)보다 고령이면서도 위독한 사람도 있고 심지어 전직 대통령이란 신분을 감안해 전담 의사뿐만 아니라 재임 시절 의료진도 동부구치소에 방문해 치료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은 피고인이 항소심에서 재판이 지연됐다며 보석으로 풀려나는 게 형사소송법의 정의는 아닐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학수 전 삼성그룹 부회장과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 등을 비롯한 핵심 증인들에 대한 증인신문을 두고서도 양측은 날을 세웠다.

이 전 대통령 측은 “이학수·김백준 등은 이 사건 공소사실에서 가장 중요한 증인으로 이들의 진술이 탄핵되면 무죄가 선고될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검찰은 “이미 1심에서 이 전 대통령 측이 득보다 실이 많다고 판단해 증인 신청을 포기한 것”이라며 “1심에서 중형이 선고되자 항소심에서 증인을 신청해 놓고서 방어권 운운하는 것은 1심 절차를 무용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공판준비기일에는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없어 이 전 대통령은 이날 법정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