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워킹그룹 출범…북핵협상·남북교류 본궤도 오르나

by원다연 기자
2018.11.20 16:57:35

20일 한미 워킹그룹 공식 출범 및 첫 회의
북미 고위급회담·남북 철도공동조사 등 논의할듯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스티븐 비건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지난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면담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북미 고위급회담이 이달 말 개최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한미는 북한 비핵화 방안 등을 논의하는 워킹그룹을 공식 출범하고 북미 대화 전략 조율에 나선다.

미 국무부는 19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스티브 비건 대북정책특별대표는 20일 FFVD(최종적이고 완전하며 검증가능한 비핵화) 달성을 위한 노력의 긴밀한 조율을 강화하기 위해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만난다”고 밝혔다. 지난달 비건 특별대표의 방한 계기 합의한 한미간 북한의 비핵화와 대북제재 이행 등을 논의하기 위한 한미 워킹그룹을 공식 출범하고 첫 회의를 갖는 것이다. 한미는 앞서 지난달 30일 한미 워킹그룹 출범 합의를 밝히며 워킹그룹에 대해 △외교 △비핵화 노력 △제재 이행 △남북 간 협력에 대한 긴밀한 조율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워킹그룹 출범을 위해 방미중인 이 본부장은 앞서 19일 비건 특별대표와 사전협의를 거쳤다. 한미 워킹그룹 첫 회의는 미국 현지시간으로 20일 오후(우리시간 21일 새벽) 개최된다. 이날 회의에는 이 본부장과 비건 특별대표 등 한미 수석대표뿐 아니라 양측 워킹그룹 멤버들도 참여한다. 우리측에서는 통일부 남북교류협력 담당 과장급 인사와 청와대 관계자 등이, 미측에서는 알렉스 웡 국무부 부차관보, 마크 램버트 동아태 부차관보 대행, 앨리슨 후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등이 참여할 것으로 전해졌다.



회의에서는 이달말 개최될 것으로 관측되는 북미 고위급회담에 대한 한미간 전략 조율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 본부장은 19일 방미중 기자들과 만나 “미국이 1월 초쯤에 북미 정상회담을 하고 싶어하기 때문에 논리적으로 추산하면 지금쯤 (고위급 회담을) 해야 한다”며 “지난번 침착하게 대처했기 때문에 서로 스케줄을 맞출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한미 수석대표는 워킹그룹 1차 회의를 통해 고위급회담이 북미 정상회담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북미간 접점을 찾을 수 있는 비핵화 로드맵을 다듬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이번 회의에서는 그간 미국측의 제동으로 지연됐던 남북 철도 공동조사와 관련한 협의도 이뤄질 예정이다. 남북은 지난 9월 평양정상회담을 통해 연내 철도 및 도로 연결을 위한 착공식을 갖는데 합의하고, 지난달 고위급회담에서 이를 11월말~12월 초로 구체화됐다. 그러나 북미 비핵화 협상이 진전되지 않으면서 착공식을 위해 당초 10월 말부터 진행하기로 한 철도 공동조사도 시작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와 관련해 “이도훈 본부장 방미와 한미 워킹그룹 개최 등을 통해 미측과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미 워킹그룹이 남북간 협력을 주요 의제로 꼽고 있는 만큼, 향후 대북제재 틀 내에서 남북 협력 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 상시적인 협의체로 자리잡으며 남북 교류 사업도 본궤도에 오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이날 공식 출범하는 한미 워킹그룹은 향후 의제에 따라 참여 멤버와 협의 방식 등을 다양한 형태로 운용될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 당국자는 “워킹그룹 안에 아마 몇 개의 분과가 설치되고 분과별 회의, 전체회의, 수석대표간 협의 등 다양한 형태의 협의가 가능할 것”이라며 “말그대로 워킹그룹인 만큼 유연하게 참여 인원도 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