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회장 "기아는 '다이아몬드'…다음 100년 향해 가자"(종합)

by이윤화 기자
2025.12.05 15:35:51

자전거로 시작해 첫 국산차까지 만든 기아의 80년
정의선 회장 기아 80주년 행사서 남다른 애정 보여
"한국 산업사에 매우 특별, 모빌리티의 근간 이룩"
"과거 80년 동안 이어온 도전 앞으로도 이어갈 것"

[용인=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기아는 정제되지 않은 ‘다이아몬드’라 잘 다듬으면 아주 훌륭한 보석이 될 것입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창업 80주년을 맞은 기아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정의선 회장은 5일 경기도 용인시 비전스퀘어에서 열린 기아의 80주년 기념 행사에 참석해 “기아의 미래는 한 마디로 ‘도전’으로 표현 할 수 있다. 과거 80년 동안 이어온 도전을 앞으로도 이어나가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기아 80주년 기념 행사에서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회장이 발표하는 모습. (사진=현대차그룹)
1944년 김철호 창업자가 창립한 기아는 우리나라 최장수 자동차 브랜드로, 첫 국산화 자전거 ‘3000리호’부터 1962년 최초의 국산 오토바이 ‘C-100’, 최초의 국산 삼륜차 ‘기아마스타 K-360’을 출시했고 1973년 국내 최초의 종합자동차 공장인 소하리공장을 준공하는 등 우리나라 모빌리티 산업의 뼈대를 세운 기업이다. 1998년 현대차에 인수된 이후에는 정몽구 명예회장에 이어 정의선 회장이 2005년 기아의 사장을 맡아 회사 경영을 정상화하고, 현재 기아의 디자인경영 절학을 정착시켰다.

정 회장은 이날 행사에서 “기아의 80년은 한편의 서사와 같은 ‘위대한 여정이었다”면서 “80년의 헤리티지를 가슴에 품고 100년을 향한 또 하나의 위대한 여정으로 나아가자”고 강조했다.

김철호 기아 창업자의 모습. (사진=이윤화 기자)
정 회장은 기아가 대한민국 산업 발전 역사에 미친 영향 뿐만 아니라 어린시절부터 가지고 있던 특별한 기억까지 소개하며 80주년 역사의 의미를 되짚었다. 그는 “기아는 한국 산업사에 매우 특별한 회사다. 김철호 창업자님께서는 자전거를 만들 때부터 비행기를 꿈꾸신 남다른 비전을 갖고 계셨다”고 했다. 이어 “오늘날 익숙한 ‘모빌리티’라는 단어조차 생경할 당시, 김철호 창업자님께서는 자전거에 이어 오토바이, 삼륜차 그리고 최초의 종합 자동차 공장을 설립하고 엔진의 국산화까지 이뤄 내면서 대한민국 모빌리티의 근간을 닦았다”고 부연했다.



기아와 현대차그룹의 합병에 따른 시너지와 발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김철호 창업자님이 모빌리티의 근간을 닦으셨다면, 정주영 창업회장님께서는 도로, 선박, 인프라 등 모빌리티 산업이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를 닦으셨다”면서 “이러한 원대한 비전과 혜안을 공유하는 거장들께서 동시대를 살면서 미래를 함께 개척해 나갔다는 것은 우리 모두에게 커다란 축복이었다”고 말했다.

80주년 기념 전시 ‘움직임의 유산’을 둘러보는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회장. 정몽구 명예회장이 입었던 작업복이 걸려있다. (사진=현대차그룹)
80주년 기념 전시 ‘움직임의 유산’을 둘러보는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회장.
아울러 “정몽구 명예회장님께서는 품질과 글로벌 현장을 항상 강조하셨다”면서 “예전 슬로박 질리나 공장 시찰시 ’씨드‘에 저를 옆에 태우고 공장을 달리신 적이 있는데, 그때 명예회장님은 아직 검수되지 않은 차를 본인이 직접 운전을 하심으로써 품질과 현장을 보여주셨다”고 전했다.

기아는 이날 기념행사에서 80년 사사(社史) 및 미래 콘셉트카 ‘비전 메타투리스모(Vision Meta Turismo)’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정 회장은 기아가 현대자동차그룹에 합류한 이후 처음 발간한 역사서 ‘기아 80년’ 편찬에도 각별한 관심을 가졌다. 집필을 맡은 이장규 고문은 “집필에 가장 중점을 둔 것은 읽기 쉽게, 솔직하게 있는 그대로, 직원들의 자긍심을 함양할 수 있도록 써달라는 정의선 회장님이 당부한 세 가지 였다”고 말했다. 이 고문은 “책장에 모셔두는게 아니라 기아 임직원 모두가 친근하게 읽을 수 있는 이야기 책을 써달라는 첫 번째 당부에 전적으로 동감했다”면서 “자랑스러운 성공의 역사 만이 아니고 시련과 실패의 뼈아픈 역사도 에누리 없이 기록해 달라는 당부도 쉽지 않은 대목이었지만, 이대로만 하면 임직원 모두의 자긍심을 함양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전했다.

(왼쪽부터) 기아 홍철민 매니저, 기아 김가민 엔지니어, 이학영 국회부의장,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회장, 기아 송호성 사장, 기아 글로벌 디자인 담당 카림 하비브(Karim Habib) 부사장, 기아 카타르 대리점 회장 압둘아지즈 모하메드 알 아띠아(Abdulaziz Mohamed Al-Attiyah)가 기념 촬영을 하는 모습.
기아의 역사가 깊은 만큼 기아가 진출해 있는 글로벌 국가에서도 80주년 축하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피터 펠레그리니 슬로바키아 대통령은 “기아는 슬로바키아에 공장을 세워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기아 임직원 여러분이 슬로바키아를 제2의 고향으로 느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브라이언 캠프 미국 조지아주 주지사도 “기아가 20년 전 처음 조지아를 선택한 이후 우리는 기아가 단지 자동차를 만드는 기업이 아니라 사람들의 커리어를 키우고, 지속적인 파트너십을 쌓아가는 기업이라는 사실을 직접 확인했다”면서 “이제 기아는 조지아를 넘어 전세계서 존경받는 브랜드로 성장했다”며 축하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