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인수위, 반값주택 대못 뽑는다…임대보증 개선 추진
by강신우 기자
2022.04.06 18:19:55
윤석열표 '역세권 청년 첫집' 활성화 추진
토지·건물주 달라도 임대보증 가능토록 개선
서울시, 보증 문제로 청년주택사업 무산된 바 있어
[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가 토지부임대방식의 반값주택인 이른바 ‘역세권 첫 집 주택’ 활성화를 위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임대보증보험제도 개선에 나선다.
6일 인수위와 정치권에 따르면 인수위 내 국토교통부-서울시 도심주택공급실행 태스크포스(TF)는 이날 첫 회의를 열고 역세권 첫 집 주택 공급을 위해 이 같은 내용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일희 인수위 수석부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을 통해 “역세권 첫 집 주택 등 대표적인 사업모델을 구체화하기 위해 선도사업 대상지 발굴과 사업계획 수립을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청년과 신혼부부, 저소득층이 첫 집을 마련하는 것이 우선순위”이라고 밝혔다. 공급 정책을 추진하되 청년과 저소득층을 위한 첫 집 마련을 최우선 순위에 놓겠다는 것이다.
| (왼쪽부터)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오세훈 서울시장.(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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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인 방안이 나오진 않았지만 인수위 측은 윤석열 당선인의 공약이었던 역세권 청년 첫 집을 활성화한다는 큰 틀의 방향을 밝혔다. 역세권 청년 첫 집은 역세권의 민간 재건축·재개발 단지와 저활용 국공유지 등을 고밀개발해 택지는 공공이 소유하고 건물만 분양하는 토지임대부 방식으로 시세의 50~70%로 공급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보통 반값아파트라고 불리는 것이다.
하지만 이를 활성화하기 위해선 먼저 HUG의 보증 문제를 풀어야 한다. 현행 규정상 토지임대부 방식으로 서울시 등 지자체가 장기임대사업을 할 경우 보증보험을 받을 수 없다. 토지와 건물주가 달라서다.
인수위에서는 토지주와 건물주가 다를 경우에도 HUG의 임대보증이 가능하도록 규정을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으론 HUG에서 새로운 상품을 만들거나 또는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민특법)에서 모든 임대사업자들이 의무적으로 보증보험을 들도록 한 것에서 공공사업자는 빼는 방안이 나온다.
HUG의 임대보증 문제는 서울시 측에서 강하게 개선을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서울시는 역세권 청년 첫집과 유사한 역세권 청년주택 사업을 추진했으나 현행 제도의 한계로 인해 좌초된 사례가 있어서다.
2020년 8월18일 민특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모든 임대사업자들은 의무적으로 보증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임차인이 낸 보증금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당시 시는 역세권에 토지임대부주택으로 민간에 30년간 임대한 한국철도공사 소유의 철도부지에 용적률 완화(최대 1000% 허용) 등의 혜택을 주고 공급가구의 일부는 최장 30년의 토지임대부주택으로 운영하려고 했다. 이후 30년 기한이 끝나면 땅은 국토부 소유가 되고 임대운영권은 정부로 넘어간다.
그러나 이 사업은 HUG의 임대보증이 걸림돌이 돼 실행되지 못했다. HUG로부터 토지주와 건물주가 달라 임대보증이 어렵다는 답변을 받아서다. HUG 입장에서는 사고가 터졌을 때 경매처분을 할 수 없고 하더라도 건물 가액이 낮다는 위험부담 때문에 보증을 거절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서울시가 찾은 대안은 민간투자법(민투법)에 따라 공공부지에서는 1군 건설사인 민간사업자가 들어갈 수 있고 컨소시엄을 구성하면 이후 보증 사고 시 건설사에서 모두 책임을 지는 구조이기 때문에 HUG에는 큰 부담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지만 HUG는 내규에 관련 사례가 없으며 해당 상품이 없다는 이유로 또 한 번 보증을 거절하면서 시의 역세권 청년주택 사업은 미결 과제로 남았다.
시 관계자는 “당시 역세권 청년주택을 성공시키기 위해 여러 방법을 동원해 시도하려고 했지만 공공적인 성격의 사업인데도 보증보험이 안 돼 사업을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공공 성격이 강한 역세권 청년주택 사업 등은 저소득층을 위한 양질의 저렴한 공공주택을 제공하기 위해서라도 유연한 잣대의 법 해석이나 제도적 적용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