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교도소' 운영 30대 남성, 베트남 호치민서 검거

by손의연 기자
2020.09.23 17:00:00

경찰, 지난달 31일 인터폴 국제공조수사 요청
약 20일 만에 베트남 호치민서 피의자 붙잡혀
캄보디아로 출국해 베트남에서 은신중 ''덜미''

[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성범죄자의 얼굴과 이름 등 신상을 무단으로 공개하는 인터넷 사이트인 ‘디지털 교도소’의 운영자가 베트남 호치민에서 검거됐다.

‘디지털 교도소’ 사이트에 성범죄자의 신상이 공개돼 있다(사진=홈페이지 캡처))
경찰청은 디지털 교도소를 운영하며 개인정보를 무단 게시한 혐의를 받는 30대 남성 A씨를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 국제공조 수사를 통해 검거했다고 23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2일 오후 8시(현지시간 오후 6시)쯤 베트남 호치민에서 베트남 공안에 의해 붙잡혔다.

A씨는 지난 3월부터 디지털 교도소 사이트와 인스타그램 계정 등을 개설·운영하면서 법무부 ‘성범죄자 알림e’에 게재된 성범죄자와 디지털 성범죄·살인·아동학대 피의자 등의 신상정보와 선고 결과를 무단 게시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대구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지난 5월 7일부터 디지털 교도소에 대한 수사를 벌여왔다.



경찰은 지난달 31일 A씨가 해외에 체류 중인 것을 확인, 인터폴 국제공조수사를 요청했다. 경찰은 캄보디아로 출국한 A씨가 베트남으로 갔다는 첩보를 이달 7일 입수했고 베트남 공안부 내 한국인 사건 전담부서인 ‘코리안데스크’와 공조 작업을 벌였다.

베트남 공안부는 A씨의 호치민 은신처를 파악, 경찰청과 확인 작업을 거쳐 귀가하던 A씨를 22일 검거했다.

장우성 경찰청 외사수사과장은 “본건 피해자가 사망하는 등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베트남 공안부가 이례적으로 적극적인 조치를 한 사례”라며 “해외로 도피한 피의자를 추적 20일 만에 인터폴과 국제공조수사 네트워크를 활용해 신속히 검거했다”고 말했다.

앞서 21일 경찰은 “디지털 교도소의 주범격이라 할 수 있는 인물의 인적사항을 특정했다”며 “이 인물이 해외에 체류하고 있기 때문에 인터폴을 통한 다각적인 협조 조치를 거쳐 조기에 검거해 국내로 송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경찰은 디지털 교도소를 이어 운영하고 있는 ‘2대 운영자’도 공범으로 간주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