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케미칼 자회사 품은 롯데지주, 재무안정성 대폭 `저하`
by김재은 기자
2018.10.16 16:43:01
한국신용평가, 향후 금융계열사 매각 등 지배구조 개편 지켜봐야
[이데일리 김재은 기자] 롯데지주(004990)가 호텔롯데와 롯데물산으로부터 롯데케미칼(011170) 지분을 매입해 자회사로 편입하는데 대해 현재로서 재무안정성 지표가 크게 훼손돼 추가적인 지배구조 개편에 따른 신용도 영향을 확인해야 한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반면 지주의 자회사로 편입되는 롯데케미칼과 손자회사인 롯데건설을 비롯해 호텔롯데, 롯데물산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판단이다.
한국신용평가는 16일 “롯데지주는 이번 지분인수로 신용도가 우수한 롯데케미칼을 자회사로 확보하지만, 별도기준 재무부담은 크게 확대된다”며 “금융자회사 지분매각 시기, 방법, 유입현금규모 등 불확실성이 있어 추가 지배구조 개편을 확인해야 한다”고 밝혔다.
송민준 기업평가본부 실장은 “롯데지주의 장기신용등급 전망을 유지한 채 금융자회사 매각을 비롯한 추가 지배구조 개편과 그에 따른 롯데지주 별도 재무안정성 회복 수준을 추가적으로 확인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롯데지주의 장기등급은 없고, 단기등급은 A1 이다.
롯데케미칼의 자회사 편입으로 롯데지주는 롯데쇼핑(023530) 영업이익 비중이 약 65%에서 13% 수준으로 낮아지고, 이익기여도 측면에선 롯데케미칼이 70%를 차지하는 핵심 자회사가 된다. 유통 및 식음료에 집중됐던 사업 포트폴리오가 화학으로 확대돼 사업위험 분산효과도 한층 제고될 전망이다.
송 실장은 그러나 “롯데케미칼 인수자금 대부분을 금융기관 차입으로 충당함에 따라 롯데지주 자체 재무안정성 지표는 크게 저하된다”며 “현시점의 재무지표는 지주사로서 구조적 후순위성을 완화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롯데지주는 케미칼 지분인수대금으로 2조3500억원을 금융기관에서 단기차입으로 조달했다.
이어 “자사주 10% 소각과 자본금 준비금 전입은 대체자금 조달력을 약화시키고 향후 배당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라며 “발행주식수 감소로 신동빈을 비롯한 기존 주주 지배력이 공고해지는 측면이 있지만, 재무융통성 측면에선 부정적”이라고 덧붙였다.
한신평에 따르면 롯데지주의 이중레버리지와 부채비율, 순차입금의존도는 롯데케미칼 인수 이전(6월말 기준) 각각 112%, 30.3%, 10.7%에서 151.7%, 71.4%, 29.9%로 상승한다.
다만, 현재 보유중인 금융계열사(롯데카드, 롯데캐피탈) 지분가치가 2조3000억원으로 매각시 별도기준 재무안정성 지표로 활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송 실장은 “금융계열사 지분을 여타 계열사 지분과 교환하는 방식으로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진행되거나 추가적 계열사 편입, 지분율 확대 과정에서 자금소요가 커질 경우 재무부담 완화 폭은 예상을 크게 밑돌 수 있고, 비계열 M&A 참여 등에 따른 자금소요 확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반면 이번에 지주회사 체제로 편입되는 롯데케미칼과 롯데건설은 계열의 유사시 지원가능성,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롯데물산은 현금유입 규모와 롯데케미칼 잔여지분(20%)의 재무안정성 보완 등을 감안할 때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호텔롯데는 롯데케미칼 지분매각으로 일부 계열사 지분 취득에도 약 6000억원 자금이 유입된다. 다만 롯데케미칼 지분가치를 재무융통성 보완요인으로 반영해온 점, 재무안정성 개선 정도 등을 감안하면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