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 접어든 이주열號 '김중수 키즈' 끌어안았다(종합)
by경계영 기자
2017.01.17 16:08:55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김중수 키즈’가 돌아왔다. 김중수 전임 총재 시절 승승장구했다가 이주열 현 총재 체제에 들어서며 해외 사무소나 지역 본부에 나가있던 한국은행 인사들이 본부 내 주요 부서의 수장으로 복귀했다. 그간 ‘김중수 지우기’ 관측이 제기됐던 이주열호(號)가 임기 후반기 들어 포용적 인사를 실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 한국은행은 17일 상반기 정기인사를 단행했다. (왼쪽부터) 유상대 신임 국제협력국장, 성병희 인재개발원장, 차현진 금융결제국장, 박운섭 발권국장. 사진=한국은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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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은 17일 상반기 정기인사를 통해 신임 국제협력국장으로 유상대 뉴욕사무소장을 임명했다고 밝혔다.
신임 금융결제국장에는 차현진 인재개발원장이, 인재개발원장에는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 파견 갔던 성병희씨가 각각 임명됐다.
이들 모두 김중수 전 총재 시절 요직에 발탁되며 ‘김중수 키즈’로 분류됐던 인사들. 통화정책·조사·국제국 등 핵심 부서는 아니지만 해외나 지역으로 돌던 이들이 본부로 다시 돌아온 것은 상징적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다.
김 전 총재가 총애하던 ‘독수리 5남매’로 분류되던 이명종 광주전남본부장 또한 강남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기며 본부에 가까워졌다.
특히 유 신임 국장이 맡게 되는 국제협력국은 이번에 실에서 국으로 승격된 부서다. 우리 경제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국제기구 내에서도 한은의 역할을 확대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한은 고위관계자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제회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면서 “선진국 중앙은행 등의 사례를 본받아 한은도 전문성을 갖고 국제회의를 준비할 필요성이 커졌다”고 했다.
유 신임 국장은 국제기구인 동남아중앙은행기구(SEACEN)에서 일했고 국제국장도 역임했다. 직전에는 뉴욕사무소장으로도 근무해 국제업무 경험이 풍부하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이외에 이번 인사에서는 본부 국·실장 26명 가운데 8명이 바뀌는 데 그쳤다. 지난해 하반기 통화정책·국제·금융시장·금융안정국 등 주요 부서의 수장들이 대거 바뀌었던 점을 고려해 안정을 우선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획협력국장에 박성준 발권국장이, 발권국장에 박운섭 강남본부장이, 경제교육실장에 국방대에 파견 갔던 황성 실장이 각각 임명됐다. 김종욱 신임 조사국 물가분석부장과 최낙균 신임 금융안정국 금융시스템분석부장은 전문성과 업무능력을 인정 받아 각국 부장으로 발탁됐다.
해외사무소의 경우 뉴욕사무소장은 정상돈 기획협력국장이, 동경사무소장은 김남영 경제연구원 연구자문위원이, 홍콩주재원은 최요철 지역협력실장이 각각 임명됐다.
여성 인력도 중용됐다. 김현정() 금융안정연구부장이 1급으로 승진하며 지역협력실장을 맡게 됐다. 지난해 하반기 정기인사에서 1급으로 승진한 전태영 국고증권실장까지 한은 내 1급 이상 여성 인력은 두 명으로 늘었다. 지난해 퇴직한 서영경 전 부총재보까지 포함하면 한은 내 세 번째 여성 국장이다.
김 신임 실장은 2001년 계약직(4급)으로 입행해 2006년 정규직으로 전환된 데 이어 1급까지 승진한 첫 사례다. 정식 입행한 직원들과 차별 없이 능력에 따라 인사가 결정된 것이다. 계약직 수시채용으로 입행한 다른 직원 4명 역시 팀장급인 3급으로 승진됐다.
승진자는 1급 8명, 2급 16명, 3급 21명, 4급 20명 등 총 65명이다. 이 가운데 여성은 3급(1명), 4급(5명) 등 총 6명이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