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소나눔마을 이지희 대표 "후원사업도 전문성이 필요하다"

by정시내 기자
2016.11.02 18:12:03

[이데일리 e뉴스 정시내 기자] 최근 개최된 2016나눔국민대상에는 한 수상자가 큰 주목을 받았다. 바로 국내외 소외계층을 위한 나눔활동과 구호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NGO단체 비소나눔마을의 이지희 대표다.

보건복지부장관 표창을 받은 이 대표는 “앞으로 더 많은 청년들에게 큰 도움이 되고 싶다”며 담담히 수상소감을 밝혔다. 그녀가 생각하는 나눔활동의 의미를 들어봤다.

-비소나눔마을이란 어떤 단체인가.

저희는 국제개발협력을 하고 있는 서울특별시 국제교류관산하 NGO다. 국내에서는 복지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고 볼 수 있는 미혼모, 군부대의 관심병사 혹은 재소자들 등을 중심으로 다양한 비전을 나누는 활동을 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캄보디아, 네팔, 아프리카 등 나눔의 손길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교육지원, 의료지원, 물품지원 등 개발협력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또 KOICA국제개발협력사업 및 기업과의 사회공헌활동 CSR 등 협력활동도 진행하고 있으며, 청소년, 청년, 예능봉사단들을 각각 구성해 각자의 재능으로 사랑을 나누는 일을 하고 있다.

-듣고 보니 후원부분이 매우 중요할 것 같다.

그렇다. 아무래도 해외개발사업을 중점적으로 진행하다보니 후원부분이 늘 고민이다. 해외사업은 국내사업보다 예산이 배 이상 든다. 봉사단의 희생정신이 이 부분을 이겨내고 있지만 힘든 점도 많다. 올 여름에는 캄보디아의 한 초등학교를 방문했는데 아이들이 걸려 넘어질 정도로 바닥이 많이 갈라져 있었다. 지은지 8년 정도 밖에 되지 않은 건물이 이 정도면 더 오래된 건물은 상황이 훨씬 안 좋을 것이다. 알아보니 그 학교는 한국의 건설기업인 부영에서 지어준 학교여서 리모델링 제안 요청을 했는데 기업 사정상 진행이 어렵게 됐다. 포기하기에는 아이들이 너무 위험할듯하여 자체 예산을 힘들게 마련해 개보수작업을 진행했다. 예산만 주어지면 더 많은 아이들의 안전을 지킬 수 있지만 쉽지 않다.

-그런 의미에서 후원을 해주시는 분들이 참 고마울 것 같다.



물론이다. 우리를 비롯해 대다수의 NGO들이 그렇듯, 재정적으로 어려움이 많다. 하지만 주변 지인들에게 후원해달라는 요청은 거의 하지 않고 있다. 좋은 일을 한다는 이유로 다른 사람들에게 부담을 줄 수는 없지 않나. 그럼에도 알게 모르게 후원해주시는 분들이 정말 소중한 후원자라고 생각한다. 초창기임에도 불구하고 저와 저희 기관을 믿고 후원해주시는 분들께 정말 감사함을 표하고 싶다. 특히 이번 보건복지부 표창은 설립 1년째인 우리에게 정말 소중한 수상이다. 이 계기로 많은 분들이 저희 기관을 더 알고 인정해주신다면 후원 문제 등도 조금은 해결되지 않을까 생각이 된다.

-현재의 기부/모금방식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보다 스토리가 있는 기부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올 초에 ‘CEO 릴레이 기부인터뷰’라는 프로그램으로 캄보디아 아이들에게 학용품 2000세트를 기부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사회공헌활동을 많이 하는 기업대표를 인터뷰하고, 그 후원금으로 아이들에게 기부하는 방식이었다. 인터뷰 영상 속에 기업대표의 노래, 연주, 학창시절 이야기들 흥미요소를 넣었더니 반응이 좋았다. 재미있게 기부하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것이 우리가 지향하는 기부방식이 될 것 같다. 비슷한 케이스로 모금 역시 무조건 후원을 받는 빈곤의 포르노(Poverty Pornography)가 아니라 ‘왜’ 후원을 해야하는지, ‘어떻게’ 후원을 하며, ‘어디에’ 쓰여지는 지 정확하게 후원자에게 알릴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비소나눔마을의 대표로 1년을 보냈다. 앞으로 계획은 어떤가.

그동안 고생한 봉사자들을 위해 의미있는 행사를 준비 중이다. 일명 ‘비소미의 밤’이라고 해서 봉사자들과 한 해를 돌아보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평소 기부활동을 많이 하시는 연사, 가수들을 초청해서 자선 기부콘서트식의 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또한 오는 11월 12일에는 서울시소재 미혼모들을 위해 한부모가족지원센터에서 미혼모돌잔치가 열리는 데 그 진행을 위해 많은 준비를 하고 있다. 그리고 내년 겨울에 캄보디아와 네팔에 파견할 청소년과 청년 봉사팀을 현재 모집 중이다. 미약하지만 비소나눔마을과 함께 사회공헌활동을 진행하려는 기업들이 늘고 있어 앞으로도 다양한 국내외 활동을 전개할 것 같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평소 후원에 대해 생각하는 부분이 많다. ‘맹목적인 후원을 요청하는 것이 아닌, 정말 공감할 수 있는 좋은 사업을 보여주자’ 라는 것이 후원에 대한 제 모토다. 아직 가야 할 길이 멀지만, 그동안 저희의 비전을 지지해주신 분들과, 그리고 앞으로 저희 기관의 비전과 사명에 함께 동참해 주실 더 많은 분들과 함께 의미 있는 동행을 해나가겠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