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둔화+고물가` 경고한 IMF "韓 올 성장률 2.5%, 물가 4%"

by이명철 기자
2022.04.19 22:00:00

경제성장률 0.5%p 하향 조정, 물가 상승폭 0.9%p ↑
러시아 우크라 침공 여파…공급망 차질에 통화긴축도 영향
‘때린’ 러시아 8.5% 역성장, ‘맞은’ 우크라이나 -35% 추락

[세종=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한국을 비롯한 세계 경제가 성장률 저하와 물가 상승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코로나19 위기 후 경제 회복세를 보였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가 장기화하면서 각국 성장률 전망치는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반면 공급망 차질이 지속되면서 원자재 가격이 오르는 등 물가 상승폭은 가팔라지며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 우려가 커지는 양상이다.

홍남기(오른쪽 첫번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5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물가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제통화기금(IMF)은 19일(현지시간) 세계경제전망(WEO)을 통해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을 3.6%로 예상했다. 이는 1월 전망치인 4.4%와 비교해 0.8%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앞으로 경제 상황도 녹록치 않을 전망이다.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은 3.6%로 0.2%포인트 내렸다.

한국 역시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1월보다 0.5%포인트 하향 조정한 2.5%를 제시했다. 내년 성장률은 2.9%를 유지했다.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낮춘 이유는 전쟁과 긴축적 통화·재정정책, 중국 성장둔화, 코로나 영향 등 때문이다. 올해 1월 전망 때만 하더라도 코로나19 이후 경제 회복세가 기대됐지만 2월 예기치 않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리스크로 발생했다. 러시아에 대한 국제사회 제재는 수출 통제 등에 따른 공급망 차질 심화로 이어지고 있다.

인플레이션에 대응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등 통화 긴축정책은 우리나라 등 전 세계적인 금리 인상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IMF는 이날 보고서에서 “(성장률 하향 조정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직접 영향을 반영하는 것으로 러시아 제재 등 영향은 널리 퍼지고 있다”며 “인플레이션은 계속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세계적인 통화정책 긴축 속도는 가속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선진국의 올해 성장률은 3.3%, 신흥국 3.8%로 이전보다 각각 0.6%포인트, 1.0%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유럽은 에너지가격 폭등, 공급망 훼손 악화 등에 타격을 받고 신흥국은 곡물가격 상승, 수입수요 감소 등으로 대부분 성장률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주요국별로는 미국이 3.7%, 유로존 2.8%, 영국 3.7%, 일본 2.4%로 각각 0.3%포인트, 1.1%포인트, 1.0%포인트, 0.9%포인트 낮췄다. 신흥국 중에는 러시아 성장률이 마이너스(-) 8.5%로 11.5%포인트나 하향 조정했다.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의 경우 지난해 10월 당시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3.6%였는데 이번에는 -35.0%로 대폭 깎였다. 중국은 4.4%로 0.4%포인트 내린 반면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7.6%로 2.8%포인트 높였다.

2022년 주요국 물가 상승률. (이미지=기재부)


물가 상승률은 대폭 상향 조정했다. 올해 한국의 물가 상승폭은 4.0%로 이전 전망치보다 0.9%포인트 올렸다. 선진국은 5.7%, 신흥국 8.7%로 이전보다 각각 1.8%포인트, 2.8%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주요국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보면 미국이 7.7%, 영국 7.4%, 캐나다 5.6%, 독일 5.5% 등이다. 일본은 1.0%로 우리나라보다 낮다.

한편 정부는 2020~2022년 평균 성장률은 한국이 1.85%로 주요 7개국(G7)과 비교시 미국(1.92%)에 이어 2위로 예상되는 등 상대적으로 회복력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2020~2023년 평균 성장률은 2.11%로 미국(2.02%) 등 G7을 모두 웃돈다.

물가와 관련해서는 유류세 인하 등 노력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유가 상승 등 영향이 일부 상쇄되면서 주요국대비 물가 상향 조정폭이 상대적으로 낮았다고 평가했다.

IMF 세계 경제 전망. (이미지=기재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