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가구 600만 시대'…전자업계, 소형가전 경쟁 '후끈'
by신민준 기자
2020.09.17 16:53:46
삼성, 6년만에 소용량 세탁기 선봬…초소형 냉장고 출시 예정
LG, 이동식 에어컨과 직수관 정수기 등으로 공략
"파이 확대 vs 경쟁력 저하"…中企, 기대·우려 공존
[이데일리 신민준 기자] 1인 가구 600만 시대를 맞이한 가운데 전자업계에서 소용량 냉장고, 세탁·건조기 등 소형 가전제품 시장 공략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집콕’(집안에 오랜시간 머무는 현상) 수요까지 더해지면서 중소기업 위주의 소형가전시장에 삼성과 LG전자(066570) 등 대기업들도 뛰어드는 모양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005930)는 올해 하반기 초소형 큐브 냉장고를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큐브 냉장고는 삼성전자 공기청정기 무풍 큐브의 디자인을 그대로 차용해 와인·맥주·화장품 관리와 보관 등에 최적화된 초소형 냉장고다.
삼성전자는 음식물처리기 시장 진입도 검토 중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더 제로’라는 상표권을 특허청에 출원했다. 특허청에 기재된 상표설명·지정상품에 따르면 더 제로는 △가정용 전기식 음식물 쓰레기 발효기·처리기·압착기 △미생물을 이용한 음식물 쓰레기 처리기 △음식물 쓰레기 미생물 처리기 △음식물 쓰레기 분리기 등으로 분류돼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6일 그랑데 인공지능(AI) 10kg 세탁기와 9kg 건조기 소용량 신제품도 선보였다. 삼성전자가 10kg 소용량 세탁기 신제품을 국내에 출시한 것은 2014년 이후 처음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5월에는 포터블 인덕션 더플레이트 1인 가구 모델도 출시했다.
LG전자는 편리함과 실효성을 강조한 직수관 방식의 퓨리케어 정수기와 이동식 에어컨을 앞세우고 있다. LG전자는 퓨리케어 정수기 렌탈시 매년 직수관 무상 교체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동식 에어컨은 이사를 자주 하더라도 재설치 부담이 없고 실외기 설치가 어려운 좁은 공간 등에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LG전자는 최근 캡슐형 수제맥주제조기 홈브루 신제품도 출시했다. 홈브루는 캡슐형 맥주 원료 패키지와 물을 넣고 간단히 다이얼 조작만 하면 발효부터 숙성, 보관까지 복잡하고 어려운 맥주제조 과정을 자동으로 진행한다.
코로나 확산 영향으로 집콕 현상이 강해지면서 올해 7월부터 지난달까지 홈브루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0% 이상 증가했다. 특히 7월 한 달 판매량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4배나 늘었다.
위니아대우도 1인 가구를 겨냥한 미니 건조기로 소형 가전제품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의류건조기 미니는 기존 14㎏ 의류건조기의 4분의 1 크기로 두께도 40.1cm의 초슬림형이다. 배기호스 설치가 필요 없어 다용도실·베란다·거실 등 다양한 곳에 설치 가능하다.
일렉트로룩스가 내놓은 무선청소기 퓨어(PURE) Q9 파워프로는 기존 무선청소기의 절반 정도 가격을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전자업계에서는 1인 가구가 매년 증가세인 만큼 꾸준한 시장 확대를 예상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1인 가구는 614만7516가구로 전체 가구에서 가장 많은 30.2%의 비중을 차지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소기업 위주의 소형가전제품시장은 대형 가전제품과 달리 확실하게 우위를 점하고 있는 기업은 없다”며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 팬데믹과 1인 가구 증가에 힘입어 관련 시장이 계속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소기업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소형가전제품 시장에 수익 다변화를 노리는 대기업들도 시장에 발을 담그는 분위기”라며 “중소기업들은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대기업 진입으로 시장 파이가 커지는 반면 막강한 자금력 등을 보유한 대기업과 경쟁에서 뒤쳐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