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제품 써달라'…억대 리베이트 주고 받은 의사·제약사 직원

by권오석 기자
2017.08.31 16:39:17

병원의사·제약회사 영업사원 등 15명 붙잡혀
특정 의약품 처방 대가로 1억 7400만원 받아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특정 제약회사의 의약품을 처방해주는 대가로 뒷돈을 주고받은 의사들과 제약회사 영업사원 등 1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사진=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자사 의약품을 써달라며 뒷돈을 건넨 제약회사 직원들과 이들에게 1억여원의 뒷돈을 받아 챙긴 의사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의료법·약사법 위반 등의 혐의로 충남 천안 소재 모 병원 공동원장인 임모(49)씨 등 의사 4명과 제약회사 영업사원 정모(45)씨 등 1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31일 밝혔다.

임씨 등 의사들은 2012년 9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정씨 등으로부터 “우리 회사 의약품을 처방해 달라”는 부탁을 받고 총 1억 7400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정씨 등은 처방 실적을 미리 예상하고 사례비(리베이트)를 미리 건넨 뒤 이후에 처방 내용을 확인하는 형식으로 거래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임씨 등은 1회당 적게는 300만원에서 최고 3600만원을 받아 챙겼다.

경찰조사 결과 정씨 등 영업사원들은 여러 회사가 경쟁하는 제약 시장에서 자신들의 영업실적을 올리기 위해 먼저 의사들에게 리베이트를 제안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관계자는 “보건복지부에 의사들과 해당 제약회사들의 자격 정지 행정 처분을 의뢰했다”며 “영업사원들이 자신들이 받을 수당으로 리베이트를 하는 경우가 많아 제약회사 자체적으로 내부 교육을 거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