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아이폰으로 환전 기업은행 앱으로 계좌개설

by이성기 기자
2015.12.22 19:23:29

은행권 ''스마트 금융'' 전쟁
우리 ''위비뱅크'' 핀번호만으로 이체
대구 ''아이M뱅크'' 모바일 지점 운영
편의성·속도에서 경쟁력 판가름날 듯

△권선주(오른쪽) 기업은행장이 22일 서울 을지로 본점에서 ‘헬로 i-ONE’앱으로 계좌를 개설한 1호 고객 이진규씨와 영상통화를 하고 있다. [사진=기업은행 제공]
[이데일리 이성기 기자] “저금리대출을 받고 싶어도 지점이 없어 불편했는데 이런 서비스가 생겨 좋습니다.”

“기업은행 고객이 돼 주셔서 감사합니다. 중소기업 근로자를 위해 더 좋은 상품과 서비스로 보답하겠습니다.”

22일 IBK기업은행 서울 을지로 본점 영업부. 권선주 행장이 영상통화로 비대면 실명확인 방식으로 첫 거래를 시작한 이진규 씨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울릉도에서 근무하고 있는 이 씨는 이날 기업은행의 ‘헬로 i-ONE’앱을 통해 계좌를 만든 1호 고객이 됐다.

이 씨는 이 앱에서 신분증 사진을 전송한 뒤 휴대전화 본인명의 확인과 기존 거래은행 계좌에서 확인전용계좌로 소액을 이체하는 단계를 거쳐 계좌를 개설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입출금식 통장과 전자금융에 가입한 후 모바일 뱅킹 애플리케이션(i-ONE뱅크)을 설치하면 예금·적금·펀드·대출 등 200여개 금융상품에 언제든 가입할 수 있다”며 “기존 거래 고객이 아니더라도 영업점을 방문하지 않고 비대면 실명확인 방식으로 전자금융까지 가능한 것은 은행권 최초”라고 말했다.

시중은행들의 ‘스마트 금융’ 경쟁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인터넷은행의 출현과 금융거래 중 비대면 거래 비중이 90%에 육박하는 현실에서 ‘손안의 은행’을 실현하기 위해 각축전을 벌이는 셈이다.

기업은행이 비대면 실명확인 방식으로 전자금융 가입까지 가능한 서비스를 선 뵌 이날 신한은행은 모바일뱅크 플랫폼인 ‘써니뱅크(Sunny Bank)’ 서비스를 대폭 확대한다고 밝혔다. 이달 초 우선 안드로이드 버전을 출시한 신한은행은 이날 아이폰 버전을 출시하고 ‘Sunny 예약환전’ 및 ‘Sunny 환전 선물하기’ 등의 환전 부가서비스를 추가했다. 또 비대면 실명확인 방식 중 고객이 다른 은행에 보유하고 있는 계좌를 이용해 본인 여부를 인증하는 기존 계좌 인증 방식을 추가로 도입했다.



앞서 지난 5월 은행권 최초로 모바일 전문은행 ‘위비뱅크(WiBee Bank)’를 출범시킨 우리은행도 서비스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위비모바일대출·SOHO 모바일 신용대출·위비 직장인 공무원 모바일 대출 등 대출뿐 아니라 독자 개발한 간편 송금 서비스 ‘위비 모바일 페이’도 탑재했다. 최초 한 번만 핀번호를 등록하면 추가로 공인인증서나 보안카드 없이 핀번호만으로 하루에 최대 50만원 범위 내에서 계좌이체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지방은행들도 모바일 뱅킹 중심의 스마트 금융 경쟁 대열에 속속 합류하고 있다.

DGB대구은행은 최근 지방은행 최초로 영업점 방문 없이 스마트폰으로 은행 업무가 가능한 모바일 뱅크 ‘아이M뱅크’ 서비스를 개시했다. ‘아이M뱅크’의 가장 큰 특징은 국내 최초 브랜치(branch·지점) 운영 방식의 모바일 은행 플랫폼을 빌렸다는 점이다. 개인이 애용하는 지점을 앱에 설정하면 온·오프라인과 병행해 은행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대구은행은 모바일 1호 지점인 독도지점을 시작으로 내년 상반기 지역 대학교 모바일 지점 등을 시범운영한 뒤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특성화한 모바일 지점을 계속 개설한다는 계획이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내년 초부터 탑재할 비대면 실명인증 시스템 기능으로 접근성을 높여 예금·대출·신용카드 등 대부분 상품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모바일 뱅킹 중심의 ‘스마트 금융’ 경쟁은 결국 금융상품의 경쟁력, 편의성과 속도 등에서 승부가 판가름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인터넷 뱅킹은 기존 영업점의 업무를 PC화면에 거의 그대로 구현해 낼 수 있었지만, 스마트폰을 이용한 모바일 뱅킹은 화면 제약이 크기 때문이다.

손준범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디지털과 모바일 혁명이 불러온 삶의 변화에 따라 모바일 뱅킹 비중은 점차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작은 화면 안에서 더 쉽게 상품을 파악하고 금융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편의성과 속도를 높이는 게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