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후테크 산업 발전 위해 정부 마중물 역할 해야”

by김세연 기자
2024.12.11 17:57:11

‘컴업 2024’서 기후테크 산업 발전 방향 논의
反탄소중립 트럼프 재집권에도 큰 영향 없을 것으로 전망
“세계적인 탄소중립 방향성은 변하지 않을 것””

[이데일리 김세연 기자] 기후변화 대응에 회의적인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에도 기후테크 기업에게는 타격이 적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사회적 가치가 있는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임팩트 투자사 소풍벤처스의 한상엽 대표는 11~12일 열리는 글로벌 스타트업 축제 ‘컴업 2024’에 참가해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은 오히려 기후테크 기업에게는 기회”라며 “중국이 선도하는 시장에서 빠르게 대응해 주도권을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컴업 2024의 ‘지속 가능한 혁신 스타트업’(SIS, Sustainable Innovation by Startups) 세션에 참가해 이같이 말하고 “기후테크 분야의 발전 속도가 줄 수는 있을 것”이라면서도 “반사 이익 논리가 기후테크 분야에도 적용된다. 우리 기후테크 기업에는 기회”라고 했다.

SIS 세션은 딥테크 스타트업의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기술력으로 기후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해법을 제시하고 한국의 기후테크 산업을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11일 컴업2024 지속 가능한 스타트업(SIS) 세션에서 오영주 중기부 장관(가운데)과 스타트업 및 투자사 관계자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사진=김세연기자)
국내 에너지 스타트업 최초로 코스닥 상장에 성공한 김구환 그리드위즈 대표도 “우리처럼 시장에 막 진입하기 시작한 기업은 가장 좋은 시장이 어느 곳인지 집중한다”며 “미국도 주(州)별로 정책이 다르다. 텍사스나 캘리포니아는 시장 중심으로 기후테크 산업이 발전하고 있다. 연방정부의 정책으로 큰 변화가 생기진 않을 것”이라고 안도를 표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기후테크 시장이 아직 형성되지 않았다는 문제를 지적하면서 정부가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기후테크 스타트업 수퍼빈의 김정빈 대표는 “기후테크 기업들이 만들어낸 서비스가 공공재적 성격 갖고 있어서 시장의 수요를 찾기 어렵다”며 “정부가 적극적으로 예산을 지원하고 관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후테크 분야는 정부의 정책과 정부의 자금 투입에 따라 시장이 형성되기 때문에 정부가 나서줘야 한다는 설명이다.

한 대표도 “정부가 기후 관련 정책을 일관적으로 끌고 가거나 자금을 적극적으로 투입하는 등 관련 시장이 유망하다는 신호를 주면 민간투자도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시장 형성을 위해서는 기후테크 산업 관련 데이터 마련이 최우선 과제로 떠올랐다. 산학연 전문가 자문단은 지난 10월부터 기후테크 벤처·스타트업 육성과 중소기업 참여를 위한 자발적 탄소시장 활성화 정책을 논의했다. 그 결과 기후테크 중소기업과 관련된 데이터를 구축해 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하고 기후테크 기업들의 성능을 보여주는 데이터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국내 기후테크 산업은 초기 형성단계이기 때문에 관련 기업 정보, 투자 정보, 기술 성능이나 탄소 감축 성능 등 모든 지표가 산발적으로 퍼져 있다는 분석이다.

오영주 중기부 장관은 “벤처 스타트업에 똑똑한 지원을 하기 위해 전반적으로 통계를 강화하고 있다. 이 부분(기후테크)도 그렇게 돼야 한다고 본다”며 “통계적으로 기후테크를 정리해서 밖으로 내놓으면 좋겠다”고 호응했다.

11일 컴업2024 지속 가능한 스타트업(SIS) 세션에서 오영주 중기부 장관이 말하고 있다.(사진=김세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