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해 "돈 많이 썼다, 죄송"…피해자 재산 어디갔나
by권혜미 기자
2022.04.18 20:37:39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2019년 벌어진 ‘계곡 살인사건’의 피의자 이은해(31)와 내연남 조현수(30)가 도주한 지 4개월 만에 검거된 가운데, 피해자의 재산 향방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18일 이은해의 전 남편인 피해자 A(사망 당시 39세)씨의 유족 등에 따르면 그가 생전 소유하고 있던 재산은 대략 6~7억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A씨는 15년간 대기업 연구원으로 일하면서 6000만 원 수준의 연봉을 받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A씨의 직장 동료는 그의 빈소에서 만난 유족에게 “A씨가 사망하기 3년 전쯤 통장을 봤는데 3억원 정도 되는 돈이 있었다”고 전했다.
| 이은해가 16일 인천지방검찰청으로 압송되고 있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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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A씨는 이와 별도로 이은해와 살기 위해 인천에 마련한 신혼집 전세금 1억 5000만원, 개인 대출금 1억 5000만원, 중간 정산 퇴직금·회사 대출금 1억원, 그가 혼자 살던 수원의 월세 자취방 보증금 300만원 등을 보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A씨는 이은해와 따로 살며 보증금 300만 원짜리 반지하 방에서 월세를 살았고, 월세조차 제대로 내지 못해 보증금 200만원이 차감되고 말았다.
또 이은해는 A씨가 숨진 뒤 그의 유족 앞으로 매달 나오는 국민연금을 최근까지 1000만원 넘게 수령하기도 했다.
유족은 A씨가 가지고 있던 수억원의 재산이 이은해와 조현수에게 넘어갔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A씨의 매형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처남 자취방에 있던 개인회생 서류와 금융권에서 보낸 압류 서류들을 보면 개인 빚만 1억5000만원”이라며 “처남 생전에 이은해가 우리 가족들에게 ‘남편 돈으로 투자했다’고 언급했는데 어디에 투자했는지는 말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빈소에서 이은해에게 돈의 사용처를 물었지만 ‘(저희가) 돈을 많이 썼다’며 죄송하다고만 했지, 그 이상은 얘기하지 않았다”며 “수사기관이 나서 이은해가 처남 재산을 빼돌려 어디에 어떻게 쓴 건지 명확히 조사해달라”고 요청했다.
| 도주 123일 만에 붙잡힌 계곡살인사건 피의자 이은해(31·여·왼쪽)·조현수씨(30)가 16일 인천지검으로 압송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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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가 숨진 후 그의 자취방에서 발견한 통장엔 잔고가 없었고, 그는 생전에 이은해에게 “전기가 곧 끊긴대서 3만 8000원만 보내줘” “나 너무 배고파” “라면 살 돈도 없어”라는 메시지를 보냈을 정도로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린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은해와 조현수는 지난 2019년 6월께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A씨에게 기초장비 없이 다이빙하게 강요한 뒤 A씨의 구조 요청을 묵살해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이은해는 같은 해 5월 용인시 낚시터에서 A씨를 물에 빠트려 살해하려다가 미수에 그친 혐의와 2월 강원 양양군 펜션에서 A씨에게 복어 정소, 피 등을 섞은 음식을 먹여 살해하려다가 미수에 그친 혐의도 있다.
살인 등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던 이은해와 조현수는 지난해 12월 도주했지만, 지난 16일 낮 12시25분께 경기 고양 덕양구 삼송동 A오피스텔에서 붙잡혀 인천지검으로 압송된 뒤 17일까지 이틀간 조사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