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창선 중흥 회장 “대우건설 살리려 인수 결심…10원도 안빼갈 것”

by김나리 기자
2021.07.14 16:28:52

“대우건설 인수, 여유자금으로 추진…금호때와 천양지차
대우 인수하더라도 중흥건설은 상장 안해”

[이데일리 김나리 기자]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은 14일 대우건설 인수와 관련해 “회사를 살리고자 인수를 결심했다”며 “유동자금이 생기더라도 10원 한 푼 빼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광주상공회의소 회장을 맡고 있는 정 회장은 이날 광주상공회의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우건설을 세계적 건설 기업으로 키울 생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사진=중흥건설)
현재 중흥그룹은 시공 능력평가 15위인 중흥토건과 35위 중흥건설 등 30여개 주택·건설·토목업체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호남을 기반으로 성장해 세종 등 신도시와 택지개발지구에서 주택사업을 확대하며 사세를 확장했다.

2015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고, 올해 자산총액은 9조2070억원 규모다. KDB인베스트먼트(KDBI)는 대우건설 지분 50.75%(주식 2억1093만1209주)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중흥그룹을 선정한 상태다.

이와 관련해 정 회장은 “대우건설은 뛰어난 기술력과 훌륭한 인재가 있으나 그동안 주인 없는 회사로 경영상태가 좋지 않았다”며 “인수가 마무리되면 노조는 물론 임원과도 만나 진심을 전할 계획으로, 나의 성실과 정직함을 알게 되면 노조도 반대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대우건설 노조는 졸속 매각이 이뤄지고 있다며 총파업 등 인수 반대 투쟁을 벌이고 있다.



정 회장은 또한 “대우건설의 조직, 인력 등은 변화가 없을 것”이라며 “대우건설은 그대로 별도 경영을 하게 될 예정으로, 중흥건설과는 각자도생”이라고 말했다. 다만 “전직 임원 등에 대한 특혜 하도급, 저가 입찰 등을 바로 잡으면 회사가 이익을 크게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견사인 중흥건설이 대형사인 대우건설을 인수하기로 하면서 일각에서 제기된 ‘승자의 저주’ 관련 우려에 대해서는 “여유자금으로 인수를 추진한 만큼 과거 금호그룹의 인수 때와는 천양지차”라며 “7년 전부터 인수할 마음을 먹고 각종 자료를 분석해왔다”고 자신했다.

대우건설 매각주체인 KDBI와의 재입찰 논란에 대해서는 “상호 비공개 합의를 한 만큼 구체적으로 말할 수 없다”면서도 “재입찰은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대우건설을 인수해도 중흥건설 등을 주식 시장에 상장할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회장은 “상장은 외부 자금을 유치, 경영에 도움을 받고자 하는 것인데 (중흥그룹은) 돈을 확보할 이유도 없으며(상장하면) 회계 또한 까다롭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