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고검, 이성윤 수사심의위 카드에 맞불…대검에 수사심의위 요청

by하상렬 기자
2021.04.22 18:39:22

李 "수사팀 편향…수사심의위 열어달라" 주장
수원고검, 편향성 문제 없다는 듯 "더 빨리 열자"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출국 금지 의혹 사건의 수사를 막기 위해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해당 수사팀이 편향된 수사를 한다며 수원지검에 수사심의위원회(이하 수심위) 개최를 신청한 가운데, 수원고검이 역으로 대검찰청에 수심위 개최를 요청했다.

오인서 수원고등검찰청 검사장.(사진=뉴스1)
수원고검은 22일 오후 기자들에게 보낸 입장문을 통해 “오인서 수원고검장이 직접 조남관 검찰총장 직무대행(대검 차장검사)에게 수심위의 신속한 소집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앞서 이 지검장은 이날 대검에 전문수사자문단 소집을, 수원지검에 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을 신청했다. 최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은 이 지검장에 대한 기소가 임박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이를 타파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 따랐다. 이에 이 지검장이 일부 언론에서 구체적인 수사 내용이 유출되는 것을 비롯해 이 지검장의 기소 가능성이 반복적으로 보도되는 것이 수사팀의 편향적인 시각을 반영한 셈이라며 외부 인사들에게 판단을 받겠다고 나선 것이다.

그러나 수원고검은 이 지검장이 대검 전문수사자문단 소집을 신청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전문수사자문단은 중요사건의 수사 또는 처리와 관련해 대검과 일선 검찰청 사이 이견이 있는 경우 검찰총장이 직권으로 소집하는 제도이기 때문에 사건 당사자인 이 지검장의 의견만으로 소집할 수 있는 제도가 아니라는 셈이다.



또 수원고검은 수원지검에 대한 이 지검장의 수심위 소집 요청과는 별개로 대검에 수심위 소집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사건 관계인인 이 지검장의 소집 요청보다 오 고검장의 요청이 빠른 수심위 소집이 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오히려 빠른 소집을 요청하면서 이 지검장의 ‘수사팀 편향성’ 지적에 게의치 않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수원고검은 “‘수심위 운영지침’에 따라 사건관계인이 수심위를 신청하는 경우 신청을 접수한 지방검찰청에서 ‘대검찰청 수심위’ 부의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그 전제 절차로 부의심의위원회 구성·심의·의결 등을 거쳐야 하는 관계로 상당한 시일이 소요된다”며 “이런 점을 감안해, ‘합리적 의사결정을 위한 협의체 등 운영에 관한 지침 제8조(검사장의 위원회 소집요청)’에 따라 오 고검장이 직접 조 직무대행에 수심위의 신속한 소집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수심위 개최를 두고 갈등이 빚어지는 것은 오는 29일로 예정된 검찰총장 후보추천위원회 탓이라는 관측이 따른다. 차기 검찰총장으로 여권에서 유력하게 언급되는 이 지검장을 검찰이 기소할 경우 후보추천위 측에서 이 지검장을 추천하는 데 부담이 따르기 때문이다. 반대로 기소 전 이 지검장이 검찰총장 후보에 오르면 수사팀이 이 지검장에 대한 기소를 선뜻 이어나가기 어렵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