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대표 수혜주 줌 반토막…국내 언택트주 주가는?

by김재은 기자
2021.09.01 23:45:23

[이데일리 김재은 기자] 코로나19 팬데믹을 맞아 승승장구하던 언택트 관련주에 빨간 불이 켜졌다. 아직까지 델타변이, 람다변이가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앞으로 재택근무는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자리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내 재택근무 관련 수혜주도 대동소이한 주가흐름을 보이고 있다.

최근 반도체주가 3분기 실적을 고점으로 하락할 것이란 우려가 주가 발목을 잡는 것과 유사한 것으로 평가된다. 결국은 코로나19와 함께 지내는 현실(위드코로나)에서 이들의 실적모멘텀이 주가를 가를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1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미국 나스닥시장에 상장된 코로나19 대표 수혜주 줌(ZM.O)의 주가는 지난 31일 전일대비 16.69% 급락한 289.50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해 10월 기록한 최고치(588.84달러)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폭락한 것이다.

줌 주가가 급락한 것은 2분기 매출이 10억달러(약 1조1575억원)로 시장예상치(9억9100만달러)를 웃돌며 전년동기대비 54%나 급증했음에도, 3분기 매출증가율이 31%로 둔화될 것이라고 발표한 탓이다.

켈리 스테클버그 줌 최고재무책임자(CFO)는 CNBC 인터뷰에서 “시장에서 맞바람을 맞고 있다. 사람들이 다시 휴가를 가고 자유로운 시간을 보내며 매출 둔화 전망에 2분기 들어 주식시장에 다소 혼란을 보이기 시작했다”고 언급했다.

최근 사무실 출근 재개 기업이 늘어나는 가운데 매출 둔화가 악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국내 재택근무 수혜주 주가흐름도 대동소이하다. 대표주로 꼽히는 알서포트(131370)는 1일 전일대비 2.06%(180원) 오른 8900원에 마감했다. 알서포트 주가는 지난해 9월 6일 고점(1만8950원)대비 53%나 하락한 수준이다.

알서포트는 지난 2분기 연결기준 매출 189억원, 영업이익 101억원, 영업이익률 53.4%를 기록했다. 다만 1분기에 비해서 영업이익은 2.2% 소폭 감소한 수치다.

상반기 알서포트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01억원, 13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6.4%. 15.9% 증가했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3분기 알서포트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130억원, 5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매출은 28.7%, 영업익은 47.1% 증가할 전망이다. 다만 전분기에 비해선 매출은 31.2%, 50.5% 각각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줌과 비슷하게 피크아웃(고점) 논란에 알서포트 주가 역시 우하향세를 그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밖에 재택근무 관련주로 꼽히는 소프트캠프, 파수, 오파스넷, 영림원소프트랩 등은 고점대비 24~49%가량 하락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델타변이, 람다변이를 거쳐 결국 코로나19와 일상생활이 함께 진행될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중장기적인 줌의 사업 전망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스털링 오티 JP모건 애널리스트는 “줌의 장래는 밝다”며 “시장이 코로나19 이후 성장에 대한 기대치를 합리적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JP모건자산운용은 “코로나19가 1년 반 정도 지속되면서 경제주체들이 코로나19와의 동거환경에 빠르게 적용하고 있다”며 “백신접종 확대와 더불어 최근 델타변이발 재유행 속에서도 이동성지수는 지속되거나 강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JP모건은 코로나19 관련 동거경제 가시화 관련해 적응할 주요 지표로 △미국 대도시의 사무직 근로자 복귀비율 △줌(Zoom) 주가 추이를 꼽았다.

현재 사무직 직장 복귀비율은 34% 수준에 불과하지만 고용, 소비심리 등 주요 경제지표가 강한 개선세를 보이는 것은 선진국 경제가 코로나19와의 동거 경제시대에 진입했음을 뒷반침해준다는 분석이다.

알서포트 역시 코로나19로 원격수요가 지속되는 가운데 신규 수요도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오강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기업내 재택근무 실시, 원격 플랫폼을 통한 교육, 운동 등 사회 필수 아이템으로 자리잡고 있다”며 “리모트콜, 리모트뷰 수요증가 뿐 아니라 인터넷 뱅크 가입자수 증가, 망분리 등 수요도 다양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 메타버스 얼라이언스 합류도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화상회의, 재택근무 솔루션에 메타버스를 연동하는 방식으로 올해와 내년 영업이익은 각각 232억원, 271억원으로 전년대비 26%, 17% 각각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실적 추이가 분기별로 줄어들면 밸류에이션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며 “위드코로나가 본격화하면 원격, 재택근무가 예전보다 줄어들 수밖에 없어 가치가 떨어질 확률이 높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