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도매가격 50원선 첫 붕괴…발전사 실적 악화 ‘울상’

by문승관 기자
2020.11.04 17:23:44

제주와 분리한 SMP 도입 10년만에 첫 50원대 밑돌아
코로나19로 전력 수요 줄고 LNG 단가 하락 영향 미쳐
재생에너지 공급 확대…일부 화력발전소 운영 중단해

[이데일리 문승관 기자] 전력도매가격인 계통한계가격(SMP)이 제도도입 후 첫 50원대를 밑돌았다. 코로나19로 전력수요가 준데다 액화천연가스(LNG)발전단가가 하락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공급이 늘면서 가격하락을 부추겼다. 가격하락 탓에 일부 석탄화력발전소가 운영을 중단하는 등 발전회사의 실적 악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4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SMP는 kWh당 49.73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79.92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30원 이상 내렸다. SMP는 발전사업자가 생산한 전기를 전력거래소에서 한국전력공사로 판매하는 단가다. 따라서 발전사업자의 매출과 직결된다.

지난 2010년1월 육지와 제주지역의 SMP를 분리하면서 바뀐 SMP 제도가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평일 SMP가 50원을 밑돌았다. 지난 2일 49.99원을 기록한 후 3일 49.78원, 이날 49.73원까지 연일 하락 추세다. 월별로도 뚜렷한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1월 84.26원에서 4월 74.78원으로 낮아지더니 8월 62.33으로 내린 후 지난 10월 50.23원으로 뚝 떨어졌다. 월별 SMP 50.23원도 기저한계가격(BLMP) 폐지 이후 SMP로 통합한 지난 2007년1월 이후 최저치다.



전력거래소 관계자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전력수요가 크게 줄었고 공급 측면에서 SMP에 영향을 미치는 LNG 발전단가 하락이 원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MP하락 탓에 일부 석탄화력발전소는 가동을 중단하고 있다. LNG가격이 석탄가격보다 낮아진데다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공급이 늘었기 때문이다. 발전사로서는 실적악화가 불가피한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남부발전은 지난달 삼척화력발전소의 가동을 중단했다. 하동화력도 10기 중 3기만 가동했다. 서부발전은 이달 들어 태안화력 10기 중 3기만 가동하고 있다. SMP 하락 추세는 당분간 지속할 전망이다. 코로나19가 이어지면서 전략 수요 감소세가도 함게 이어지고 있고 상반기 국제유가 하락 영향이 약 6개월 후인 올 하반기 단가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발전업계 관계자는 “마지막에 가동되는 한계 발전기를 가동해도 거의 원가 수준이어서 수익이 나지 않는다”며 “올해 적자가 불가피해 비상경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