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복 예고한 中 "홍콩 문제, 악질적 언행한 美인사 비자 제한”
by신정은 기자
2020.06.29 18:00:12
中외교부 "어떤 나라도 홍콩 간섭할 권리 없어"
美 상원 ''홍콩자치법'' 중단 촉구…"반격할 것"
[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미국 정부가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 통과를 앞두고 중국 관리들의 비자를 제한하겠다고 밝히자 중국도 맞대응 조치를 꺼냈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9일 정례브리핑에서 “미국이 제재를 통해 중국의 홍콩 국보법 입법을 막으려는 시도는 결코 실현하지 못할 것”이라며 “중국은 홍콩 문제에서 악질적인 언행을 한 미국 인사들에 대해 비자 제한을 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자오 대변인은 “홍콩 국보법은 순수히 중국의 내정으로 어떤 나라도 간섭할 권리가 없다”며 “중국 정부는 국가 주권과 안보, 발전이익을 수호한다는 결심에 흔들림이 없다”고 말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26일(현지시간) 성명에서 “1984년 중·영 공동선언(홍콩반환협정)에서 보장된 홍콩의 고도의 자치권을 훼손하거나 인권과 기본적 자유를 침해하는 데 책임이 있거나 연루됐다고 여겨지는 전·현직 중국 공산당 관리들에 대한 비자 제한을 발표한다”며 “이들의 가족도 제한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번 조치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에 중국 정부는 주미 중국대사관과 외교부 홍콩 주재 사무소 등 여러 외교 채널을 통해 강력 반대하면서 반격을 예고했다.
자오 대변인은 또한 미국 상원이 지난 25일 중국의 홍콩 자치권 억압을 지지한 개인과 기업에 제재를 부과하는 내용의 ‘홍콩자치법’을 만장일치로 가결한 데 대해서도 반발했다.
자오 대변인은 “중국은 결연히 반대하며 이미 미국에 엄정한 교섭을 제기했다”며 미국이 관련 법안 추진을 중단하고 중국에 대한 제재도 멈출 것을 촉구했다. 그는 이어 “그렇지 않으면 중국은 단호한 조치로 반격할 것이며 일체의 결과는 미국이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중국 최고입법기관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는 28∼30일 제 20차 회의를 열어 홍콩 국보법을 심의하고 있다. 홍콩 국보법은 회의 마지막날인 30일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전인대 상무위가 이 법안을 통과시키면 이후 절차는 홍콩 정부가 기본법 부칙에 이를 삽입하는 것만 남게 된다. 이르면 홍콩 국가반환일인 7월1일 국보법이 시행될 수 있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