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주가 ‘뚝’…SK이노·삼성SDI가 대신 뜬다

by유준하 기자
2021.09.01 23:02:15

LG화학, 최근 5거래일 연속 하락
지난달 20일 이래 LG화학 19.7%↓
삼성SDI 2%↑, SK이노베이션 4.9%↑
“국내 시장 관점에선 삼성SDI, SK이노 수혜”

[이데일리 유준하 기자] 연이은 리콜 사태로 투자자 심리가 냉각된 LG화학(051910)의 내림세가 심상치 않다. 최근 들어 5거래일 연속 하락한 가운데 이날은 4% 넘게 주가가 빠졌다. 이에 국내 시장만 놓고 보면 삼성SDI(006400)나 SK이노베이션(096770)에게 있어 반사 수혜가 예상되나 글로벌 시장 관점에서는 자칫 K배터리 점유율 하락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달 20일 이래 주가 등락률.(자료=마켓포인트)
1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LG화학 주가는 5거래일 연속 하락한 가운데 이날 4.88% 내린 72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 역시 각각 0.63%, 2% 내린 78만8000원, 24만4500원에 마감했다. SK이노베이션은 4거래일 만의 하락 전환이었다.

지난달 20일 GM의 리콜 발표 이래 이날까지 LG화학 주가는 19.7% 하락했으나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은 각각 2.07%, 4.9% 상승했다.

LG화학은 지난달 29일 메리 바라 GM 최고경영자의 ‘얼티엄 플랫폼’ 신뢰 발언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로부터 외면 받은 셈이다. 나아가 파우치형을 만드는 LG화학에 비해 각형을 만드는 삼성SDI가 상대적인 주목을 받으면서 시총 순위 역시 추월당했다.

파우치형은 알루미늄 필름 형태의 파우치 형상을 한 배터리로 국내에서는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 해당 형태의 배터리를 생산한다. 다만 공법에는 차이가 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LG화학의 경우 ‘라미앤스택’ 공법을, SK이노베이션은 ‘Z폴딩’ 공법을 사용한다. 그는 “라미앤스택은 ‘라미네이션&스택’의 줄임말로 음극, 분리막, 양극에 다시 분리막, 음극을 차곡차곡 쌓는 방식인데 쌓다 보면 끝부분에 과부하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Z폴딩은 분리막을 끊지 않고 뽑아내 해당 분리막에 양극을 올려놓고 덮은 뒤 다시 음극을 올려놓고 Z형태로 소재를 둘러싸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부각되서일까.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국내 배터리 점유율은 올해 국내에 신규 등록된 전기차의 절반 이상에 이른다.

다만 분할 이슈는 가치 희석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SK이노베이션의 목표주가를 35만원에서 31만원으로 하향 조정한 박한샘 SK증권 연구원은 “정유 본업의 회복과 배터리 수익성 강화로 성장성은 유효하나 유가 정체로 낮아진 정유 멀티플과 배터리 물적분할에 따른 가치 희석 우려를 반영해 목표주가를 하향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SK이노베이션 측은 오는 16일 배터리 부문 분사에 대한 주총을 진행할 예정이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주식 현물 배당 등 다양한 배당 방법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짚었다.

또한 파우치형을 만드는 두 회사와는 달리 각형 배터리를 제작하는 삼성SDI가 최근 안정성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생애주기관점에서 볼 때 각형 전지는 파우치 대비 우수한 내구성과 ESS로의 확장도 용이하다”며 “폭스바겐이 각형 전지를 미래 전지타입으로 선택한 것도 이같은 이유들을 고려했을 것”으로 판단했다.

이어 “각형전지 역시 이상적이진 않으나 각형 캔에 셀스태킹을 접목하는 하이브리드 각형 전지가 대세가 될것이라 판단한다”면서 “삼성SDI의 경우 5세대부터 이 기술을 적용하기로 해 긍정적으로 본다”고 짚었다.

LG에너지솔루션의 리콜 사태로 인해 국내 배터리 3사의 품질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최근 사태로 국내 배터리 회사들의 품질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면서도 “국내 시장만 놓고보면 타사의 상대적 수혜가 예상되지만 결국 글로벌 시장을 놓고 보면 K배터리 점유율 위축으로 이어질 우려도 있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