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춤했던 '3N'…“올해 블록체인·장르 다변화로 승부수”

by김정유 기자
2022.02.15 17:59:15

엔씨 작년 영업익 55% 감소, 3N 모두 실적 ‘뚝’
신작 부재 영향, 올해 3N 공격적 신작 출시 승부
넥슨·엔씨, 플랫폼·장르 다변화로 글로벌 공략
블록체인 천명한 넷마블, 엔씨도 3분기 NFT 접목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3N’(넥슨·엔씨소프트·넷마블)이 지난해 신작 부재 속에서 다소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든 가운데, 올해는 공격적인 경영으로 반등을 꾀한다.

키워드는 ‘장르·플랫폼 다변화’와 ‘블록체인 게임’이다. 넥슨과 엔씨는 특정 영역에 집중됐던 IP와 장르 다변화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블록체인 영역에선 넷마블이 공식적으로 사업 진출을 천명한 데 이어, 엔씨도 올 3분기 대체불가능토큰(NFT)을 접목한 게임 출시에 나선다. 3사간 주도권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엔씨는 지난해 영업이익 375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55% 감소한 실적을 올렸다고 15일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2조3088억원으로 전년대비 4% 줄었으며 당기순이익은 33% 감소한 3957억원을 기록했다.

넥슨과 넷마블의 지난해 성적표도 마찬가지다. 넥슨은 지난해 매출액 2조8530억원, 영업이익 951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각각 6%, 18% 감소했다. 넷마블도 매출 2조5059억원은 0.8% 늘었지만, 영업이익이 1545억원으로 43.2% 줄었다. 2020년 사상 처음으로 3N 연간 매출 8조원 시대를 연 이후 외형 성장이 주춤한 모양새다.

이 같은 3N의 실적 하락세는 2020년 ‘코로나 특수’로 인해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한 데 따른 기저효과, 그리고 지난해엔 비교적 신작 출시가 적었던 탓이다. 대표 IP를 통한 라이브 서비스가 하향 안정화되면서 신규 이용자 유치가 줄었고, 여기에 꾸준히 늘어나는 인건비(개발인력) 투자도 지난해 영업이익 증감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3N은 올해 반등을 위한 공격 경영에 나선다. 올해 출시할 신작의 규모가 확연히 늘었고 신작의 장르 및 플랫폼에 대한 다변화도 시도한다. ‘너무 변화가 없다’는 업계 안팎의 지적을 의식한 듯 다양성에 초점을 맞춘 모습이다.



우선 ‘리니지’로 대변되는 MMORPG 영역의 IP·장르 편중화가 심한 엔씨가 변화를 꾀한다. 엔씨가 올해 내놓은 신작은 총 5종으로 타사에 비해 많지 않지만 새로 선보이는 장르가 늘었다. 올해 신작들은 △프로젝트E(개발 명칭) △프로젝트R △프로젝트M △BSS △TL(쓰론 앤드 리버티) 등인데 기존 MMORPG서부터 인터랙티브 무비, 액션배틀로열, 수집형 RPG 등 장르가 다양하다.

홍원준 엔씨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엔씨가 MMORPG 영역에 집중돼 있는데, 글로벌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고 포지션을 강화하기 위해선 다양한 장르의 신작 출시 및 성공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실시간 전략, 배틀로열, 슈팅, 인터랙티브 무비 등 다양한 장르의 신작 개발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넥슨도 지난해 2종에 불과했던 신작을 올해 10개로 늘리며 이용자 확보에 나선다. 대표 IP인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외에도 대전 격투, 백병전 PVP(이용자간 대결) 등 새로 시도하는 장르들이 눈길을 끈다. 또 게임과 다양한 플랫픔을 연계, IP 활용 범위를 영화, TV, 상품 판매 등으로 확대하려는 시도도 올해 구체화할 예정이다.

넷마블은 3N 중 최초로 블록체인 게임을 선보이며 존재감을 키운다. 넷마블은 올해 약 6종의 블록체인 게임을 출시할 계획이다. 당장 다음달부터 ‘A3: 스틸얼라이브’ 글로벌을 시작으로 ‘골든브로스’, ‘제2의 나라’ 글로벌, ‘몬스터 길들이기 아레나’, ‘모두의마블: 메타월드’, ‘챔피언스: 어센션’ 등을 순차적으로 선보인다.

엔씨도 올해 NFT 적용 게임을 선보이며 블록체인 영역에 첫 발을 뗀다. 첫 NFT 접목 게임은 올 3분기 글로벌 2권역 출시 예정인 ‘리니지W’가 될 전망이다.

홍원준 엔씨 CFO는 “올 3분기 글로벌 2권역 출시를 예정하고 있는 ‘리니지W’에 NFT를 접목하는 것을 준비 중에 있다”며 “다만 코인 투자자 대상으로 가치를 제공한다는 차원이 아닌, 우리 게임 이용자들에게 기존에 없던 가치를 제공한다는 철학을 갖고 현재 심도 있는 논의를 이어가고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넥슨의 경우엔 아직 공식적으로 블록체인 게임 관련 언급을 하지는 않고 있다. 하지만 넷마블을 필두로 엔씨까지 관련 사업에 나서면서 블록체인 게임 진출에 대한 논의가 물밑에서 활발히 이뤄지고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넥슨은 이미 2016년 가상화폐 거래소 코빗 지분을 취득하며 일찍이 관련 기반을 마련한 상태여서 블록체인 게임에 대한 니즈는 있을 것이고 분명 여러 얘기가 오가고 있을 것”이라며 “지난해 3N이 다소 숨을 골랐다면, 올해부터 공격적인 신작 출시, 블록체인 게임 시장 진출 등으로 업계 경쟁에 불씨를 당길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