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전기차 고성장에 2차전지株도 쌩쌩
by오희나 기자
2020.06.04 18:25:30
프랑스 이어 독일도 전기차 보조금 지원 확대
"韓배터리 3사 점유율 급등..하반기에도 모멘텀 기대"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코로나19로 위축된 경기 부양책으로 글로벌 주요국들이 전기자동차 촉진책을 내놓으면서 2차 전지 관련주가 부각되고 있다.
4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LG화학(051910)은 전거래일보다 1만7000원(4.24%) 오른 41만75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삼성SDI(006400)는 전날보다 4500원(1.23%) 오른 37만500원으로 마감했지만 SK이노베이션(096770)은 전날보다 2000원(-1.57%) 내린 12만5500원으로 마감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부진과 생산 차질 영향으로 자동차산업이 역성장하고 있는 가운데서도 유럽에서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2차전지 관련주의 실적 성장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유럽 전기차시장은 새로운 CO2 규제에 힘입어 전년대비 60% 급증했다. 최근 4월 유럽의 전기차 침투율은 11%까지 상승했고 글로벌 평균 2.8%를 크게 상회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 26일 프랑스가 전기차 보조금으로 7000유로를 지급한데 이어 지난 2일 독일에서 경기부양안으로 전기차 보조금을 재차 인상하면서 수요증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독일은 정부 보조금을 대당 최대 3000유로에서 6000유로로 확대했다. 기존에는 대당 최대 6000유로로 완성차 업체와 정부가 반씩 부담하는 구조였는데 이번 인상으로 소비자는 최대 9000유로를 지원받을수 있다.
유럽 전기차 시장의 호황에 따라 한국 배터리 업체도 약진하고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1분기 한국 3사의 전기차 배터리 점유율은 37.6%로 전년동기대비 2배 이상 급등했다. LG화학이 27.1% 점유율로 1위에 올랐고 삼성SDI가 6.0%로 4위, SK이노베이션이 4.5%로 7위에 안착했다.
시장에서는 2차전지 관련주들의 실적 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LG화학의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30조8312억원, 1조3253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7.71%, 47.98%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SDI의 실적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1조1328억원, 5969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10.25%, 29.14%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SK이노베이션의 실적은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매출액은 36조760억원으로 전년대비 27.67% 감소하고 영업적자 1조3746억원으로 적자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코로나 이후 산업간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고 대표적 성장 산업인 전기차 배터리가 하반기에도 중요한 투자 아이디어일 것”이라며 “글로벌 시장에서 유럽이 새로운 CO2 규제를 바탕으로 독보적으로 성장하고 있고 유럽산 전기차에는 주로 한국 배터리가 채용된다는 것이 차별적 모멘텀”이라고 강조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유럽 등 주요국에서는 기후 변화 리스크를 완화하기 위해서라도 연비 및 배기가스 규제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설명이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독일이 경기부양안으로 전기차 보조금을 또 인상했다”며 “이번 보조금 상향으로 소비자들은 최대 9000유로를 받을 수 있고 부가세도 19%에서 16%로 낮아져서 단기 전기차 수요가 상향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유럽의 자동차 관련 정책이 전기차 위주라는 점이 재입증됐다”며 “유럽 전기차 시장이 예상을 상회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