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근무 쉽지 않네…구글마저 노트북 구하기 '진땀'

by김나경 기자
2020.05.14 17:19:49

코로나에 3월 이후 재택…장비 제공 ''난항''
신입직원 교육 미흡…원격근무 전환기 고충
피차이 CEO "올해 신규채용 다소 줄일 것"

[이데일리 김나경 인턴기자] 재택근무 정착은 말처럼 쉽지 않은 걸까. 코로나19 확산에 재택근무로 전환한 구글이 노트북 등 장비를 구하지 못해 진땀을 흘리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과도기의 불확실성이 만만치 않은 셈이다.

13일(현지시간) 경제전문매체 CNBC에 따르면 구글은 직원들에게 서한을 통해 “노트북, 데스크톱 컴퓨터, 휴대폰 등의 공급이 제한적인 상황”이라며 “예정했던 노트북 업그레이드 계획도 철회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글과 모회사 알파벳은 코로나19 확산에 올해 3월부터 약 30만명의 근로자를 원격근무로 전환했다. 그런데 노트북 등 업무에 필요한 장비를 지급하는 과정에서 공급 부족을 겪고 있는 것이다. 특히 TVC(임시직·판매직·계약직) 직원들이 제대로 장비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누글러’(Noogler)라고 불리는 정규직에 우선 지급되기 때문이다. 이에 고용 계획마저 틀어졌다. 순다르 피차이 최고경영자(CEO)는 “연초 이후 고용 계획을 다소 늦추기로 했다”고 말했다.



신입직원 교육을 확대할 수 없는 점 역시 예기치 못한 문제다. 구글은 “입사 교육과 적응 절차는 원격으로 실행할 수 있는 게 아니다”며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다”고 토로했다.

구글은 아울러 원격근무를 할 경우 비용 지침을 공개했다. 코로나19로 인해 내부 회의 혹은 행사가 취소되면 비용을 아낄 수 있지만, 재택근무를 하는 직원의 식대 등은 지원하지 않겠다는 게 골자다. 구글은 “(처음 겪는 상황이다 보니) 놓치고 있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며 “불확실성의 시기에 최대한 많은 직원을 돕기 위해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했다.

구글의 사례는 코로나19 이후 근무 방식을 바꾸는 문제가 간단하지 않음을 방증하고 있다. 초일류로 꼽히는 구글마저 난항을 겪는다면 다른 회사들이 체감하는 혼란은 그 이상일 수 있다는 평가다.

미국 뉴욕에 위치한 구글의 사무실 전경. (사진=AFP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