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증개정·새만금 프로젝트… 태양광업계, ‘수상용 모듈’ 경쟁 본격화

by김정유 기자
2019.07.30 17:44:41

에너지공단, 올 하반기 수상용 모듈 인증개정 추진
2.1GW급 새만금 수상태양광 사업, 수요 확대 기대
한화큐셀·신성 등 납 제외한 전용모듈 개발 경쟁
“신규 인증 통해 시장 열릴 것” 업체들 기대감 확대

한화큐셀이 지난해 말 개발한 수상용 태양광 모듈 ‘포세이돈’. (사진=한화큐셀)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국내 태양광 업계가 ‘수상(水上)용 태양광 발전 모듈’(이하 수상용 모듈) 시장 개척에 나선다. 그간 하나로 통일됐던 태양광 모듈 인증체계에 ‘수상용’ 인증이 별도로 만들어지고, 세계 최대 규모 ‘새만금 수상태양광’ 프로젝트까지 추진되면서 시장이 급속도로 확대될 것이란 전망에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에너지공단은 최근 국내 태양광 업체들을 대상으로 태양광 모듈 인증 개정을 위한 의견 수렴에 나서고 있다. 현재 KS 신재생에너지 인증 중 ‘결정질 실리콘 태양광 발전모듈’(일반 모듈) 하나로 통일됐던 모듈 인증 체계를 보다 세분화해 수상용 인증을 별도 구성하는 게 골자다. 에너지공단은 업계 의견을 청취하고 연내 태양광 모듈 인증 개정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태양광 발전산업은 크게 △폴리실리콘(재료) △잉곳·웨이퍼(소재) △셀(태양전지) △모듈(태양전지 집적 패널) 등으로 이어진다. 모듈은 최종 태양광 발전시스템에 설치되는 제품인만큼 중요도가 크다. 특히 수상용 모듈은 물 위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야 하기 때문에 내습력와 안전성을 확보해야 한다. 자칫 천재지변으로 물 위 태양광 발전시스템이 붕괴되면 오염 등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에너지공단 관계자는 “물 위에 설치돼야 하는 만큼 기존에 있던 모듈 인증보다 온도·습기 등 자체 기준들을 더 끌어올릴 수 밖에 없다”며 “이번 인증 개정으로 새로운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게 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세계 최대 규모 ‘새만금 수상태양광’ 프로젝트도 수상용 모듈시장을 대폭 키울 것으로 보인다. 이 프로젝트는 민간기업과 공공기관들이 함께 오는 2022년까지 새만금 매립지에 설비용량 2.1GW급 수상태양광 발전을 추진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여의도 면적의 10배 이상의 규모다. 설계·조달·시공(EPC), 모듈, 부유체, 구조물, 금융 등 각 분야의 업체들이 컨소시엄을 맺어 프로젝트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국내 태양광 모듈업체들도 수상용 모듈을 새로 개발하는 등 본격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대표적인 셀·모듈업체인 한화큐셀은 지난해 말 수상용 모듈 ‘포세이돈’ 개발을 완료하고 최근 영업에 나서고 있다. 과거 일반 모듈로 수상태양광 사업에 뛰어들었던 한화큐셀은 최근 시장 확대 추세에 발맞춰 이번에 전용 모듈을 새롭게 선보였다.

한화큐셀 관계자는 “안전성을 위해 납(Pb)을 사용하지 않은 전기 접속재를 사용했고 모듈 후면에 수분과 증기 투과율이 낮은 폴리에틸렌(POE)를 사용해 수상 환경 속 제품 신뢰성을 높였다”며 “새만금 프로젝트와 관련해서도 여러 업체들과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중견 태양광 업체인 신성이엔지(011930)도 올초 수상용 모듈을 자체 개발하고 납품처 확보에 나서고 있다. 역시 납을 사용하지 않고 친환경 자재를 사용하는 등 안전성과 내습력을 키운 것이 핵심이다. 이 회사는 올 하반기 개정될 수상용 모듈 관련 인증 개정에 기대를 걸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연내 수상용 모듈 관련 기준이 제대로 정립되면 태양광 시장에서도 확실한 영역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미리 시장을 선점한다는 차원에서 영업에 드라이브를 걸 계획”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수상용 모듈이 일반 모듈대비 30% 가량 비싸 공급 사례가 적지만 인증 개정과 새만금 프로젝트로 인해 시장이 커질 것”이라며 “태양광 모듈업체들의 제품 경쟁도 이제부터 본격화될 전망”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