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조선 빅3, 아쉬운 상반기 수주…삼성重 필두 하반기 약진 기대

by남궁민관 기자
2019.07.10 17:51:00

전세계 선박 발주량, 전년 대비 42% 감소
삼성重 약진 속 현대重·대우조선 '주춤'
하반기 LNG운반선 중심 발주 회복 전망
삼성重, 러시아발 단독수주 등 기대 쏠려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LNG운반선 모습.삼성중공업 제공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올해 상반기 전세계 선박 발주량이 예년 대비 크게 감소한 가운데 국내 조선 빅3 수주 성적 역시 목표 대비 절반을 크게 밑돌며 부진했다. 그나마 삼성중공업(010140)은 해양플랜트 수주 성과에 힘입어 약진했고, 현대중공업(009540)그룹은 대우조선해양(042660) 인수라는 큰 경영변화 속 가장 부진한 성적을 기록하며 각사별 온도차가 났다. 각사는 올 하반기 전세계 선박 발주량이 회복될 것이란 전망 속에 삼성중공업의 약진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0일 영국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세계 선박 발주량은 1026만CGT로 전년 동기 대비 42% 감소했다. 국내 조선 빅3의 상반기 수주 성과 역시 이같은 흐름이 고스란히 반영됐다.

가장 부진한 곳은 현대중공업그룹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5월 말 기준 총 30억달러를 수주하며 올해 수주목표인 178억1000만달러의 16.8%를 채우는데 그쳤다. 아직 공식집계가 발표되지 않았지만 6월 말까지 수주 상황을 반영하면 20% 수준 달성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우조선해양은 6월 말까지 27억8000만달러 수주를 기록하며, 올해 수주목표(83억7000만달러)의 33.2%를 달성했다. 역시나 만족할 만한 성과는 아니다. 삼성중공업은 6월 말 기준 총 32억달러 수주를 기록, 올해 수주목표(78억달러)의 41%를 채우며 약진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작업이 전개되고 있는만큼, 양사 모두 경영환경 불확실성이 영업활동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5월 말 한국조선해양(존속법인, 중간지주사)과 현대중공업(신설법인, 사업회사)로 분할하고, 이달 1일 한국을 비롯 유럽연합(EU)과 일본, 중국, 카자흐스탄 등 5개국에 기업결함 심사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 과정에서 양사 모두 총파업 및 분할 무효 소송 등 노조와의 갈등을 피치 못하며 경영환경 악화에 직면했다. 인수작업의 가장 큰 산으로 꼽히는 기업결합심사와 관련 각국의 눈치를 보느라 영업활동에 부담을 느낀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상 영업활동이 가능했던 삼성중공업이 상대적으로 견조한 수주성과를 낸 셈이다. 실제로 삼성중공업은 4월 인도 릴라이언스로부터 10억달러에 육박(한화 약 1조1000억원)하는 해양플랜트 FPSO(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를 수주했으며, 현재까지 전세계 조선소 중 가장 많은 10척의 LNG운반선을 수주하기도 했다.

하반기 LNG운반선을 중심으로 전세계 선박 발주량이 회복세를 보일 전망인 가운데 마찬가지로 삼성중공업의 활약이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카타르 국영석유회사 카타르페트롤리엄(QP)은 지난 6월 10일 최소 40척(약 80억달러) 규모의 LNG운반선 발주를 위한 입찰에 본격 돌입하며 신호탄을 쐈다. 이어 미국 아나다코 역시 같은 달 모잠비크 LNG 개발 프로젝트 투자계획을 결정하고 오는 3분기 내 LNG운반선 15척을 발주키로 했다.

러시아 역시 ‘ARCTIC(북극) LNG-2’ 프로젝트 추진에 따라 쇄빙 LNG운반선 17척 발주를 추진 중으로, 삼성중공업이 이를 단독 수주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러시아 국영조선소 즈베즈다조선소는 이번 쇄빙 LNG운반선를 공동설계·건조하는 방식으로 추진하며, 삼성중공업이 파트너로 선정됐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