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총, 구본환사장 취임 첫집회 "인천공항 정규직화 제대로하라"

by이종일 기자
2019.04.23 19:10:00

민주노총 23일 인천공항서 투쟁대회
구본환 사장 취임 후 첫 집회 개최
구 사장에게 정규직전환 입장 요구
"정규직 전환 실패시 文정부도 실패"

민주노총 인천공항지역지부 조합원들이 2018년 12월26일 인천공항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 민주노총 인천공항지역지부 제공)


[인천=이데일리 이종일 기자]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1호 사업장인 인천공항의 정규직 전환이 실패하면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경제 공약도 실패합니다. 일자리공약 실패는 곧 문재인 정부의 실패로 귀결될 것입니다.”

민주노총 인천공항지역지부(지부)는 23일 구본환 인천공항공사 사장 취임 후 첫 집회에서 차별 없는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며 이같이 밝혔다.

지부는 이날 오후 6시30분께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앞에서 투쟁결의대회를 열고 “구본환 사장은 정규직 전환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혀라”고 촉구했다. 이어 “노조는 문제 해결을 위해 구 사장과의 면담을 요청했지만 아직까지 사측에서 답이 없다”며 “우리는 면담 요청만으로 끝내지 않겠다. 곧 임금단체협약 협상이 시작되고 5월 노동절이 다가온다”고 표명했다.

집회에 참여한 1000여명의 조합원들은 “구 사장이 2017년 12월 합의를 바탕으로 제대로 된 정규직 전환 의지가 있다면 인천공항 정규직 전환은 성공할 것”이라며 “그렇지 않다면 정규직 전환은 실패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인천공항 노동자 9800여명(정규직 전환 대상자)은 하루가 급하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2017년 5월12일(정규직화 계획 확정) 이후 입사자 3000여명이 하루라도 빨리 고용불안에서 벗어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노총 인천공항지역지부가 17일 인천공항 앞에서 천막농성을 하고 있다. (사진 = 이종일 기자)




앞서 민주노총은 2017년 12월 인천공항공사와 비정규직 9800여명에 대한 정규직 전환을 합의했다. 그러나 공사가 지난해 12월 보안검색노동조합(비정규직 노조) 등 한국노총 소속 노조 4곳과 합의서를 새로 체결해 기존 합의 내용을 바꿨다.

민주노총은 공사의 합의 파기로 인해 9800여명 가운데 경쟁채용 대상이 된 3000여명(2017년 5월12일 이후 입사자)의 고용불안이 우려된다며 공항 앞에서 100일 넘게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조합원들은 “2017년 5월12일 이후 입사자에게 경쟁채용으로 재시험을 치르게 만든 지난해 12월 야합안은 그야말로 날벼락이었다”며 “정규직 전환을 방해하려는 세력이 고용안정을 통한 일자리 창출이라는 정규직 전환 취지를 훼손하려고 경쟁채용을 주장했고 그것이 야합안으로 도출됐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야합안 합의 뒤 정규직 전환 협상은 공전됐고 최근 구본환 사장이 취임했다”며 “구 사장 임명에 낙하산 인사 논란도 있었지만 정부가 인천공항 정규직 전환을 제대로 하라는 의미가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구 사장은 고용안정이냐 고용불안이냐, 인천공항 정규직 전환의 성패를 선택해야 한다”며 “지부는 인천공항 노동자 1만명과 함께, 조합원 4500명과 함께 성공적인 정규직 전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 “구 사장이 정규직 전환에 최선을 다하지 않을 경우 우리는 정규직 전환 실패 선언과 함께 강력한 투쟁을 벌이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달 16일 취임한 구 사장은 당일 한국노총 소속인 인천공항공사노동조합(정규직 노조) 장기호 위원장을 만나 노사공동협약을 했다. 양측은 협약을 통해 지난해 12월 합의사항을 성실히 이행하며 비정규직원의 정규직화를 공정하게 진행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