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反푸틴시위 확산…시위대 1400명 체포·야권 인사 독극물테러 의혹도
by김은비 기자
2019.07.29 17:49:59
모스크바 공정선거 요구 대규모 시위 벌어져
야권 지도자 구금시설서 알레르기 반응 보여
주치의 "화학물질 노출 가능성 있어"
야권 인사 테러 이번이 처음 아냐
| 27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공정선거를 촉구하며 일어난 대규모 시위에서 경찰이 시위대를 연행하고 있다. [사진=AFP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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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은비 인턴기자]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공정선거를 촉구하며 주말동안 이틀간 이어진 대규모 시위에서 경찰이 시위대 1400명을 연행한 데 이어 대표적 반푸틴 인사인 알렉사이 나발니가 구금시설에서 독성 화학물질에 노출됐다는 의혹도 불거지고 있다.
29일 가디언에 따르면 감옥에 구금돼 있던 나발니는 이날 얼굴이 부어오르고 피부가 붉어지는 등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켜 병원으로 옮겨졌다. 나발니는 러시아 야권 정치인으로 공정 선거 촉구 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지난 24일 체포돼 30일간의 실형 선고를 받았다.
그의 개인 주치의인 아나스탸샤 바실리에바는 나발니를 검진한 후 본인 페이스북에 “나발니의 증상은 알레르기가 아니라 확인되지 않은 독성 화학물질에 의한 반응으로 보인다”고 적었다.
러시아에서 야권 정치인에 대한 테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5년에는 야권 정치인 보리스 넴초프가 크렘린 외곽에서 총격으로 숨졌다.
모스크바에서는 지난 20일에 2만여 명이 모인 데 이어 2주 연속 공정선거를 촉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이번 시위에는 경찰 추정 3500명 시위대 추정 8000명이 모여 시위를 벌였다.
이번 시위는 오는 9월8일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시의회 선거를 앞두고 러시아 선거 당국이 자격미달을 이유로 야권 인사들의 입후보를 거부하면서 벌어졌다.
모스크바 선거관리위원회는 시의회 선거에 후보로 등록하기 위해 거주자 5000명의 서명을 받아오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이달 초 선관위는여러 야당 후보들이 받아온 추천인 서명에 대해 ‘위조가 의심된다’며 폐기하고 후보 등록을 거부했다.
앞서 후보 등록이 거부된 야권 알리야 야신, 반부패재단 변호사 류보피소볼 등 야권 인사 여러 명이 경찰에 연행되고 자택과 사무실을 수색당하기도 했다.
경찰은 이번 시위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시청을 봉쇄하는 등 해산명령을 내렸다. 수천 명의 시위대는 이에 인근에서 재집결했고 경찰은 해산명령에 불복했다며 이들중 1400명을 체포했다. 경찰 체포 과정에서 곤봉으로 시위대를 진압하는 등 폭력을 행사해 일부 시위자는 부상을 입기도 했다.
이날 체포된 시위대 대부분은 무혐의로 풀려났지만 150여 명은 여전히 구금된 상태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시위에 대해서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상트페테르부르크 근처 해안에서 해군 군사 행진을 주재했다.
모스크바 주재 미국 대사관은 이날 경찰의 진압을 “과잉진압”이라며 “시민의 권리를 침해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안드레아 칼란 미국 대사관 대변인은 트위터에 “러시아가 경찰력을 이용해 1000명이 넘는 평화 시위대를 체포한 것은 시민의 민주화 과정에 참여할 권리를 훼손한 것”이며 “러시아 헌법은 자유선거와 평화적 집회를 보장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