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영환 기자
2019.01.30 15:19:19
모바일앱에 비실명계좌 등록하는 수법으로 10만원 초과 베팅
감사원 "구매 상한을 초과해 마권 구매하지 않도록 개선하라"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한국마사회가 1회당 10만원으로 정해진 마권 구매 상한액을 초과할 수 있도록 운영해오다 감사원에 덜미가 잡혔다.
감사원이 30일 공개한 ‘한국마사회 장외발매소 운영실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마사회는 지난 2015년 5월부터 모바일 베팅 활성화를 위해 본인인증 절차를 받지 않아도 비실명계좌를 발급받아 마권을 살 수 있도록 시스템을 전환했다. 같은해 9월에는 모바일 앱에 여러 계좌를 등록해놓고 계좌를 선택해 마권을 살 수 있는 기능도 추가하면서 마권 구매 상한액 규정은 유명무실해졌다.
당초 이 모바일 앱은 지난 2014년 8월 개설 당시 본인인증을 거쳐 실명계좌를 발급받아야 마권을 살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지만 이를 변경하면서 꼼수 운영을 해온 것이다. 실제 지난해 1월 28일 경기도 분당 장외발매소에서는 태블릿PC로 경주에 참여한 베팅횟수 295회 가운데 구매 상한을 초과한 베팅횟수가 10.8%(32회)에 달했다. 한 사람이 18개의 태블릿PC로 180만원을 구매한 사례도 발견됐다.
감사원은 마사회 회장에게 “구매 상한을 초과해 마권을 구매하는 일이 없도록 모바일 앱 운영방식을 개선할 것”을 통보했다.
이와 함께 경마장이나 장외발매소에서 현장관리 업무를 하는 직원들에 대한 마사회의 근태관리도 부실한 것으로 드러났다. 출근등록 방식이 PC에 사번과 비밀번호만 입력하면 가능해 대리 출근 등록이 성행한 것으로 감사원 감사 결과 확인됐다. 2017년 한 해 동안 총 41명의 경마지원직 직원이 해외에 나가 있으면서도 허위 출근등록을 해 총 597만원의 급여를 챙겼다.
감사원은 “이들에게 부당하게 지급된 인건비를 회수하고 적정한 신분상 조치를 하라”라며 “경마지원직의 근태관리 업무를 철저히 하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