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테드 1.6GW 인천해상풍력 사업 허가…대규모 해상풍력 시대 열린다
by김형욱 기자
2023.11.30 18:16:58
전기위 전기사업 허가 신청 통과
국내 최대 해상풍력 추진 본격화
2030년 상업운전 목표로 8조 투입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세계 최대 해상풍력 발전단지 개발사인 덴마크 오스테드가 정부로부터 1.6기가와트(GW) 규모 인천 해상풍력 발전사업 허가를 받았다. 오스테드는 2030년 상업운영을 목표로 총 8조원을 투입해 발전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계획대로 추진된다면 해상풍력 불모지나 다름없던 우리나라도 대규모 해상풍력 발전 시대가 열리게 된다.
| 오스테드가 최근 정부로부터 전기사업 허가를 받은 인천해상풍력(발전단지) 1·2호 위치. (사진=오스테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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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스테드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 전기위원회는 최근 오스테드의 인천해상풍력 1·2호 발전사업 전기사업 허가 신청 안건을 가결했다.
오스테드는 인천 옹진군 덕적도 서쪽 50㎞와 35㎞ 해상 2곳에 각 800메가와트(㎿), 총 1.6GW 규모의 해상풍력 발전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아직 환경영향평가 등 인·허가 절차가 남았으나 최대 관문으로 꼽히던 전기사업 허가 신청을 받으며 국내 최대 해상풍력 사업 추진에 탄력을 받게 됐다.
오스테드는 지난 2018년 한국 법인을 설립하며 이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해 왔다. 그러나 주민 수용성과 그에 따른 인·허가 문제로 어려움을 겪어 왔다. 2021년부터 사업 허가를 신청했으나 여객선 항로 중복이나 해상 안전을 우려하는 목소리에 두 차례 허가가 보류된 바 있다. 오스테드는 이에 이번 신청 때 터빈 설치 개수를 줄이는 방식으로 항로 안전성 등을 추가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스테드는 남은 인·허가 절차와 함께 단지 건설에 본격적으로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연 100만여 가구에 공급할 수 있는 전기를 생산해 인천 지역 산업단지 등에 공급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연 400만톤(t)의 온실가스를 감축,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기여하고 지역 내 기업의 각종 탄소규제 대응에도 도움을 준다는 계획이다.
오스테드의 인천 해상풍력 사업이 본격 추진되면 국내에서도 바야흐로 대규모 해상풍력 시대가 시작될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 풍력발전 규모는 해상풍력을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해 지난해 말 기준 906GW까지 늘었으나 국내는 1.8GW 규모에 불과하다. 그나마 대부분은 육상풍력이고 해상풍력은 146㎿(10개소 52기)뿐이다. 총 20GW 이상의 70개 프로젝트가 추진 중이지만 이중 허가를 마친 건 극히 일부다.
오스테드는 이곳의 2030년 상업운전을 목표로 남은 인·허가 절차와 건설 준비작업에 나선다. 환경영향평가와 지질·지반조사, 고정가격계약 경쟁 입찰 준비를 거쳐 최종 투자 결정(FID)이 이뤄지면 공사에 착수하게 된다.
국내 해상풍력 관련 기업에도 호재가 될 전망이다. 전 세계에 28개 해상풍력 발전단지를 운영 중인 오스테드는 2013년 이래 한국 기업과 3조원 이상의 공급 계약을 맺은 바 있다. 포스코(POSCO홀딩스(005490))는 오스테드의 영국·대만 사업에 철강 공급사로 참여했고, SK오션플랜트(100090)와 현대스틸산업도 대만에서 자켓 방식 하부구조물을 공급했다. 씨에스윈드(112610)는 풍력타워를, LS전선은 해저케이블 공급사로 참여한 적 있다.
페어 마이너 마이너 크리스텐센 오스테드 아시아·태평양 대표는 “오스테드가 한국에서 처음으로 발전사업 허가를 받아 기쁘다”며 “모두가 신뢰하는 청정에너지를 생산하는 동시에 투자·일자리를 만들어 국내 해상풍력 산업 활성화를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로니 브랜드스트럽 인천해상풍력 대표는 “어업인과 주민 등 지역 이해관계자와 신뢰를 쌓고 실질적 혜택을 제공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