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종일 '안보행보'…문재인, 안보관 논란 정면돌파(종합)

by유태환 기자
2017.04.26 16:33:16

26일 통합화력격멸 훈련에 대선 후보 중 유일하게 참관
국방부, 각 당 후보에 초청장 보냈으나 文만 참석 회신
안보관 의혹에 적극 대응 나서며 '안보 대통령' 강조 의도
사드 전격 배치엔 “다음 정부로 결정 넘겨야” 입장 고수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6일 오후 경기도 포천 승진과학화훈련장에서 열린 통합화력 격멸훈련을 장준규 육군참모총장과 함께 참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유태환 기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26일 ‘2017통합화력격멸훈련’을 참관하는 등 종일 안보 행보를 이어갔다. 보수층과 범여권에서 제기하는 자신의 안보관 의혹을 불식시키기 위한 행보다. 동시에 최근 며칠간 이어진 ‘북한은 주적’과 북한 인권결의안 표결을 북한에 사전 문의했다고 주장하는 ‘송민순 회고록’ 등 안보 관련 논란을 잠재우려는 의도로도 풀이된다.

문 후보는 이날 경기 포천 승진과학화훈련장에서 열린 통합화력격멸 훈련을 참관한 뒤 “저는 이 훈련, 안보태세에 있어서는 여야가 따로 없다는 생각”이라며 “대선후보들까지도 함께 안보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생각으로 오늘 훈련을 참관했다”고 참관 배경을 설명했다.

군 관계자 등에 따르면 대규모 통합화력격멸 훈련은 한국과 미국이 함께하는 연합 훈련으로 대통령 주재하에 보통 임기 5년 동안 한 차례만 실시한다. 그러나 우리 군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참관하에 2015년 8월 이후 불과 1년 8개월 만에 또다시 대규모 화력훈련을 실시했다.

국방부는 조기 대선 정국 등을 고려해 각 당 대선 후보들에게 초청장을 보냈으나 문 후보만이 이 훈련에 참석했다. 각 당 후보들은 대통령 주재 훈련에 참관하는 것에 정치적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문 후보 측 역시 이같은 사항을 고려했으나 ‘4월 한반도 위기설’이 도는 등 현 시국에서 안보의 중요성을 강조해야 한다는 취지하에 참관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후보 역시 “요즘 북한이 핵 도발을 계속하고 있고 태양절 때 새로운 무기를 선보이면서 열병식을 했다”며 “또 김정은이 참관한 가운데 화력훈련을 하고 있어서 우리가 안보에 더욱더 총력을 기울여야 할 시기”라고 통합훈련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러면서 “오늘 이 훈련은 만에 하나 북한이 도발할 경우에 우리가 강력하게 응징해서 즉각적으로 무력화시킬 수 있는 병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북한에 과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6일 오전 국회 본청 계단 앞에서 열린 ‘천군만마 국방안보 1000인 지지선언’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 후보는 훈련 참관에 앞서 오전에도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열린 ‘천군만마(千軍輓馬) 국방안보 1000인 지지선언’에 참석해 “참여하신 국방전문가가 1000명이 넘는다고 하니 이제 대한민국 안보를 민주당이 확실히 책임질 수 있다고 국민들께 자신 있게 보고드린다”며 ‘안보 대통령’이 되겠단 포부를 밝혔다. 문 후보는 이들 전직 군인과 국정원, 경찰 등 안보 관련 전문가들을 통해 국방안보 관련 정책을 한층 강화할 예정이다.

문 후보는 이 자리에서 “문재인과 민주당의 정권교체는 가짜 안보를 진짜 안보로 바꾸는 길”이라며 “우리가 나서서 국민의 불안을 해소해야 한다. 근래 들어 강력한 국방과 국가안보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문 후보는 이날 성주 골프장에 사격통제 레이더와 교전통제소, 발사대 일부 등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장비가 배치된 데 대해서는 사드 문제는 차기 정부에서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통합화력격멸 훈련 참관 뒤 성주골프장 사드 배치에 대한 입장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사드배치 문제에 대한 제 입장은 변함없다”며 “다음 정부로 하여금 사드배치 문제를 다양한 외교적 카드로, 특히 북핵 폐기를 위한 여러 가지 외교카드로 활용할 수 있도록 넘겨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