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지대 주민은 취침 말아야"…새벽 고비 ‘힌남노’

by김화빈 기자
2022.09.05 23:27:19

김승배 본부장 "신속히 현장 벗어나는 36계법이 정답"
"물 들어올 때 막지 말고 빨리 나와야"

[이데일리 김화빈 기자]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5일 밤 12시께 제주(동쪽 끝인 성산 기준)에 최근접 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전문가는 “저지대 침수지역 주민들은 잠을 주무시면 안 된다”고 말했다.

침수 피해 막으려 모래주머니 설치 (사진=연합뉴스)
김승배 한국기상산업협회 본부장은 이날 YTN ‘뉴스가 있는 저녁’에 출연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나타날 수 있는 위험 현상들에 대비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달 서울 기상 관측 이래 115년 만의 역대급 물폭탄으로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다세대 주택 반지하에서 일가족 3명이 사망한 바 있다. 이번 힌남노 폭우도 인명피해 우려가 있어 침수지역 주민들이 대비해야 한다는 당부인 것이다.

김 본부장은 “방재 전문가들은 신속하게 현장에서 벗어나는 ‘36계법’이 정답이라고 말한다”며 “저지대 침수 지역 주민들은 잠을 주무시면 안 되고 물이 새어 들어올 때 막을 생각하면 안 된다. 그냥 빨리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11호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거세게 인 파도 (사진=연합뉴스)
그는 “며칠 전부터 만반의 준비를 했지만, 인간의 힘은 아마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관련 행동 요령들을 잘 지켜야 한다. 특히 오늘 밤 바닷가에는 절대 나가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강풍이 불고 폭우가 내리고 해일이 나타날 거다. 이게 태풍의 3대 피해 요소”라며 “기압이 낮기 때문에 해수면도 올라간다. 이때 만조 시간이 6일 새벽 4시 50분경 남해안에 겹친다. 그럼 밀물이 들어오는데 비가 많이 와 강물이 바다로 빠져야 한다. 이게 겹치면 물이 못 빠져나가 해안가가 침수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종합적으로 아주 위험한 현상들이 오늘 밤과 내일 아침 사이에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며 “불필요한 외출을 하지 않아야 한다. 제일 중요한 건 자기 안전이다. 위험 요소가 있을 때 무엇을 극복하거나 구하려 하면 안 된다”고 부연했다.

힌남노 중심기압과 최대풍속은 940hPa(헥토파스칼)과 47㎧(시속 169㎞)로 강도가 ‘매우 강’이다. 이날 오후 10시 기준 전국에선 힌남노의 영향으로 비가 내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