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해년' 5G에 웃었던 통신장비 "경자년도 훨훨"
by강경래 기자
2020.01.08 17:09:06
케이엠더블유·에이스테크 등 통신장비 지난해 어닝서프라이즈
5G 이동통신 개화하며 한국과 미국, 일본 등 투자 착수
올해도 중국과 인도 등 신흥국 중심 5G 투자 확대
통신장비와 부품 올해도 실적 상승세 전망
[이데일리 강경래 기자] 통신장비 기업들이 ‘기해년’(己亥年)에 이어 ‘경자년’(庚子年) 새해에도 실적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통신장비 기업들은 지난해 한국과 미국, 일본 등을 중심으로 5G(5세대) 이동통신 서비스를 위한 인프라 투자에 착수하면서 기지국 장비와 부품 등을 업계에 공급, 큰 폭의 실적 개선을 일궜다. 이어 올해엔 중국과 인도 등 신흥국가들이 5G 이동통신 투자에 잇달아 뛰어들면서 통신장비 기업들의 실적이 올해도 올해도 호조를 보일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8일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 등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5G 이동통신 서비스 가입자는 7687만명에 달할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 1044만명보다 7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5G 이동통신 서비스에 착수하는 통신사업자 역시 지난해 25개국 50개에서 올해 60개국 176개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삼성전자(005930)가 5G 이동통신 서비스 확대와 함께 글로벌 통신장비 시장에서 점유율을 빠르게 높여가고 있다. 삼성전자의 통신장비 시장 점유율은 지난 2018년 당시 5%에서 지난해 11%로 껑충 뛰어올랐다. 올해 시장 점유율이 20%에 달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5G 이동통신 서비스에 착수한 것과 관련, 통신장비 시장을 선점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빠르게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는 5G 분야만 놓고 봤을 때 에릭슨(20%)과 노키아(14%) 등 전통의 통신장비 강자들을 제치고 중국 화웨이(30%)에 이어 2위(23%)에 올라 있다.
이에 따라 케이엠더블유(032500)와 에이스테크(088800), RFHIC(218410) 등 기지국 장비와 부품 등에서 삼성전자와 활발히 거래하는 업체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실적 상승세가 예상된다. 유진투자증권은 올해 케이엠더블유 매출액이 전년 7475억원보다 약 57% 늘어난 1조 1729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럴 경우 케이엠더블유는 1991년 설립한 이래로 사상 처음 1조원 이상 매출액을 기록하게 된다.
케이엠더블유는 5G 기지국에 필수로 들어가는 ‘매시브 마이모’(대용량 다중입출력장치)를 삼성전자와 노키아 등 국내외 통신장비 업체들에 공급한다. 특히 매시브 마이모 등에 들어가는 핵심부품인 고주파(RF) 필터를 기존 제품보다 10분의 1 크기로 구현했다. 이렇듯 케이엠더블유는 독자적인 기지국 부품 소형화 기술을 앞세워 삼성전자 등에 이어 글로벌 통신장비 업체들과 추가로 협력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유진투자증권은 에이스테크 역시 올해 매출액이 전년 4401억원보다 12%가량 늘어난 5151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 역시 332억원에서 412억원으로 24% 늘어날 전망이다. 에이스테크는 케이엠더블유와 함께 국내 기지국장비 양대 기업에 꼽힌다. 마찬가지로 매시브 마이모와 안테나 등 기지국장비를 생산해 삼성전자와 에릭슨 등에 공급한다.
통신장비에 들어가는 부품을 생산하는 업체들 역시 실적 상승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유진투자증권 등에 따르면 RF부품 업체인 RFHIC는 올해 매출액이 전년 1132억원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2491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RFHIC는 삼성전자뿐 아니라 글로벌 1위 통신장비 기업인 화웨이와 거래하며 최근 주목 받는다. 통신서비스 환경이 5G로 빠르게 바뀌면서 방송·통신을 수신하는 장치(셋톱박스) 강자인 가온미디어 역시 직간접적인 수혜가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이 향후 5G 이동통신에 투자할 금액만 327조원에 달하고 일본 역시 NTT도코모 등 유수 통신사업자들이 5G에 32조 52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라며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세계 최초로 시작한 5G 이동통신 서비스는 향후 전 세계 각지로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