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혈관 질환 유발하는 고혈압... 겨울에 더 조심해야

by이순용 기자
2017.12.18 18:10:23

''국민병'' 고혈압, 혈압관리 중요성 나날이 강화
심혈관질환으로 이어질 위험 높아, 적정 혈압관리 중요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고혈압을 앓던 이상오(가명·남·61)씨는 최근 새벽에 물을 마시던 도중 극심한 가슴 통증을 호소하며 쓰러졌다. 즉시 병원으로 옮겨진 이씨는 심장으로 가는 혈관이 막힌 급성심근경색 진단을 받고 곧바로 수술을 받았다. 수술 후 이씨는 “평소 혈압이 조금 높다는 것만 알고 있었을 뿐, 이렇게 큰 병으로 번질 줄은 정말 몰랐다”고 말했다.

이씨 사례처럼 고혈압은 여러 심혈관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고혈압에 대한 관심이 적을뿐 아니라 잘 인지하지도 못하고 있다. 특히 요즘 같이 맹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겨울철엔 고혈압에 대한 주의가 더욱 필요하다.

◇고혈압 기준 130/80㎜Hg 일땐 국민 절방이 해당

18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2015년 기준으로 국내 고혈압 인구는 1000만명을 넘어섰다. 우리 국민 5명 중 1명이 고혈압을 앓고 있는 셈이다. 특히 30대 이상 5명 중 4명은 고혈압을 앓고 있으며, 고혈압인 이들 2명 중 1명은 스스로 혈압이 높은 줄도 모르는 상황이다. 이처럼 고령화로 인해 고혈압 환자 수가 증가하는 추세지만, 진단을 받더라도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는 경우는 드문 실정이다.

현재 우리나라 기준 고혈압은 일반적으로 수축기 140㎜Hg 이상, 또는 이완기 90㎜Hg 이상인 경우를 말한다. 이와 관련 지난달 미국 정부는 고혈압 진단 기준을 140(수축기)/90(이완기)㎜Hg에서 130/80㎜Hg으로 강화한다고 발표했다. 미국 내 고혈압 환자가 나날이 증가하는 추세와 관련, 혈압을 조기에 관리하고 혈압 조절에 적극 관여하기 위한 정책이다. 미국 기준을 우리나라에 적용할 경우 고혈압 환자 비중은 기존 32%에서 51%로 증가한다. 국민 2명 중 1명 이상이 고혈압 환자가 되는 셈이다. 따라서 고혈압에 대해 보다 많은 관심을 갖고, 위험성을 자각해야 한다. 이미 질환을 앓고 있다면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고혈압 환자, 외출 땐 혈압약 꼭 챙겨야



고혈압을 비롯해 당뇨, 비만, 동맥경화 등은 심혈관질환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원인이다. 심혈관질환은 심부전증과 동맥경화, 협심증, 심근경색 등이다. 고혈압은 협심증, 뇌졸중, 심부전증이 발생하는데 25% 정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혈압이 강한 압력과 충격을 줘 혈관을 손상시키고, 혈관 기능 및 탄력 저하도 일으켜 노화를 촉진시키기 때문이다. 고혈압은 심장발작과 심장돌연사 위험을 최대 3배까지 증가시킨다는 보고서도 있다. 평소 혈압 관리와 함께 고혈압이라는 질환에 대해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고혈압 환자들은 혈압약을 복용하는 한편, 저염식으로 식사하며 적정 혈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정에서 혈압을 측정하면서 수치를 관리할 수 있다. 혈압은 아침(약물 복용 전, 식사 전), 저녁(잠자리에 들기 전), 화장실에 다녀온 후 5분간 휴식을 취한 후 측정해야 한다. 측정 전 30분 이내 흡연 및 카페인 섭취는 금지해야 한다. 의자에 등을 기대앉아 혈압 측정을 준비하고, 커프를 팔의 윗부분, 심장 높이에 착용해야 한다.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적인 혈관검사 및 건강검진을 통해 혈관 상태를 체크하고 혈관 폐색을 진단해야 한다. 혈관을 튼튼하게 하고 심폐 기능을 좋아지게 하는 규칙적인 운동도 필요하다.

겨울철 영하권 날씨에 노출되면 전신 혈관이 수축, 혈압이 상승한다. 이는 심장에 부담을 주고, 심혈관질환으로 발생할 가능성을 높인다. 때문에 외출 시, 약을 꼭 챙기고 추위에 장시간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정지현 세종병원 심장내과 과장은 “고혈압 예방을 위한 혈압 관리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며 “집이나 가까운 약국, 병원이 있다면 자주 혈압을 확인해 보는 습관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30분 이상 흉통이 지속되거나, 숨이 차고 몸이 붓는 현상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