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재판 또 나온 이학수, "삼성 추가 뇌물은 자금 지원"

by송승현 기자
2019.07.17 18:04:16

''추가 뇌물액 51억'' 관련 두 번째 증인 출석
MB측 "에이킨 검프 변호사, MB 이용한 개인적 이득" 반박

이명박 전 대통령이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항소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송승현 기자] 이명박(77) 전 대통령의 삼성 추가 뇌물수수 혐의와 관련해 증인으로 법정에 나온 이학수(73) 전 삼성그룹 부회장이 또다시 불리한 증언을 내놨다.

서울고법 형사1부(재판장 정준영)는 17일 이 전 대통령의 항소심 공판에서 삼성 추가 뇌물 51억여원에 대한 증언을 듣기 위해 이 전 부회장을 다시 소환했다. 검찰은 지난 5월 28일 국민권익위원회로부터 삼성 측의 다스(DAS) 소송비 대납과 관련한 뇌물이 더 있다는 제보와 이를 뒷받침하는 송장 자료를 받아 확인한 뒤 재판부에 공소장 변경을 요청했다. 재판부도 이를 받아들여 이 전 대통령의 뇌물 액수는 기존 67억에서 119억으로 늘어나게 됐다.

앞서 이 전 부회장은 지난 3월 증인으로 출석해 “미국 로펌 에이킨 검프(Akin Gump)의 김석한 변호사가 2009년 청와대를 방문한 뒤 이 전 대통령이 고마워 했다는 말을 내게 했고, 다스 소송비 지원을 계속했다”며 이 전 대통령에게 불리한 진술을 한 바 있다.



이날 증인으로 다시 출석한 자리에서도 이 전 대통령에게 불리한 진술을 이어나갔다.

이 전 부회장은 추가 뇌물 혐의에 대해 “김석한 변호사에게 자금 지원 얘기를 2번 들었는데 한 번은 대통령이 후보자 시절이었고 한 번은 취임 이후 김석한 본인이 청와대에 다녀왔다면서 (자금) 얘기한 적이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구체적인 시기나 미국 법인 이야기를 했는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면서도 “(김 변호사의 요청을) 이건희 회장에게 말씀 드리고 승인 받아서 최도석 당시 경영총괄 담당 사장에게 요청대로 하라고 했다”고 증언했다. 이와 관련해 최 사장도 이날 증인으로 나와 비슷한 취지의 증언을 내놓았다.

이 전 부회장은 ‘미국법인 송금 내역도 삼성그룹이 이 전 대통령에게 자금을 지원하는 의미였냐’는 검찰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반면 이 전 대통령 측은 “김 변호사가 이 전 대통령을 팔아 개인적 이득을 취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이 전 부회장의 진술을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