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추석 사장 퇴임식 "취임 1년만에 사퇴해 죄송"
by강경록 기자
2015.04.06 17:47:17
6일 강원도 원주 한국관광공사 세계로 본사에서 퇴임식 가져
| 변추석 한국관광공사 사장은 6일 열린 퇴임식에서 “많은 과제를 남기고 떠나게 되어 죄송하다”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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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취임 1년만에 사퇴해 죄송하다. 국민에게 사랑받는 공기업 되길 바란다.”
변추석 전 한국관광공사 사장이 6일 오전 강원 원주시 한국관광공사 세계로 본사에서 퇴임식에서 “취임 1년이면 본격적으로 일을 추진할 때지만 송구스럽게 한국관광공사를 떠난다는 말을 하게 됐다”며 “각종 현안을 앞둔 중요한 시기인지라 더욱 죄송스럽다”고 말했다.
변 전 사장은 “세월호 사건 이후 침체된 국내관광 활성화를 위해 지방에 직접 가서 대책 마련에 고심했 던일부터 1400만번째 관광객이 청주공항에 입국했던 순간 등 눈에 밟히는 장면들이 참 많다”며 “우리 함께 가자고 약속하며 다듬어 만들었던 비전과 혁신과제를 뒤로 남겨둔 채 떠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비록 관광공사가 지금 여러모로 어려움에 처해 있지만 분명 이 어려움을 넘어 국민에게 사랑받는 공기업으로 남으리라 확신한다”며 “아직 해야할 역할들이 많고도 많을 뿐더러 관광공사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일들이 많이 쌓여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변 전 사장은 최근 건강 등을 이유로 문화체육관광부에 사의를 표명했으며, 지난 4일 사표가 수리됐다. 임기 1년을 채우지 못하고 사임하게 된 배경을 놓고 문화체육관광부와의 갈등설이 돌기도 했다. 사퇴 소식이 불거진 이후 지난달 27일 변 사장은 “최근 일신상의 이유로 사임 의사를 밝힌 바 있으나, 이후 추가로 진행된 사항은 없다. 다만 공사에 많은 현안들이 산적한 가운데, 일부 추측과 함께 사장 사퇴설이 불거지고 있는 것은 매우 유감이라 생각한다”며 공식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변 전 사장은 중앙대 시각디자인학과를 나와 LG애드 국장, 국민대 디자인대학원장 등을 지냈으며 2014년 4월 관광공사 사장에 임명됐다. 18대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 캠프에서 일하며 박 대통령 당선 후 비서실 홍보팀장을 맡기도 했다.
<감사의 마음, 그리고 그보다 훨씬 큰 미안함을 전합니다>
사랑하는 임직원 여러분. 어느덧 4월입니다. 오락가락하던 날씨도 이젠 끝나고, 산수유니 벚꽃이니 개나리 진달래가 피기 시작하는 봄날이 왔습니다. 조금 있으면 즐거운 관광주간도 시작되겠지요. 4월은 제가 한국관광공사에 몸담은 지 1년이 되는 달입니다. 시간이 어쩌면 이렇게 빠를까 싶습니다. 흐르는 시간은 나이가 들수록 더 빨라진다 하지만, 지난 1년은 정말 빨리 지나간 것 같습니다. 아마도 우리공사의 각종 현안들에 관해 여러분들과 같이 고민하는 사이에 시간은 아랑곳없이 흘러가버린 것 같습니다.
취임 1년이면 본격적으로 일을 추진할 때입니다만, 송구스럽게도 관광공사를 떠난다는 말씀을 여러분께 드리게 됐습니다. 각종 현안을 앞둔 중요한 시기인지라 더욱 죄송스럽습니다. 1년간 쉼 없이 달려왔습니다. 관광공사의 수장으로서 한국관광 및 공사의 발전을 위해 제 모든 것을 다 쏟아 부은 시간이었고 제 삶의 전부가 관광공사였던 하루하루였습니다. 물론 쉬운 순간들은 아니었습니다. 안에 들어와 보니, 외부에 있을 땐 보이지 않았던 난제들도 많이 보였습니다.
물론 이런 문제들도 임직원 여러분과 함께 협력해서 하나하나 잘 극복하고자 최선을 다했고, 앞으로도 배전의 노력을 기울이고자 하였습니다. 그런 다짐들을 뒤로 하고 이렇게 떠나게 되니, 못 다한 아쉬움과 의무감, 그리고 많은 미련도 남습니다.
지난 일들을 돌이켜보면 여러 장면들이 파노라마처럼 머리를 스쳐갑니다. 작년 이맘때 여러분들을 처음 뵙던 순간부터, 세월호 사건 이후 침체된 국내관광 활성화를 위해 지방에 직접 가서 관계자들의 고충을 듣고 대책 마련에 고심했던 일, 안전여행 선도를 위해 고교생들과 함께 여행가서 현장을 직접 체험하며 점검해보던 기억, 새로운 한국관광브랜드 슬로건 ’Imagine Your Korea’를 론칭하던 때, 면세점 지속 운영을 위해 각방으로 뛰어다니던 순간 해외 현장에 직접 나가 한국홍보에 여념이 없는 우리 직원들을 격려하고, 해외 지사장들과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던 일, 1400만 번째 관광객이 청주공항을 통해 입국했던 순간, 많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원주로 이전하여 자리를 잡고 꿋꿋이 업무에 임하는 우리 직원들의 모습 등등 눈에 밟히는 장면들이 참 많습니다.
여러분들과 동고동락하며, 우리 함께 가자고 약속하며, 다듬어 만들었던 비전과 혁신과제를 뒤로 남겨둔 채 이제 떠나게 되었습니다. 사장으로서 느끼는 죄송함과 안타까움이 너무나 큽니다. 비록 우리 공사가 지금 여러모로 어려움에 처해 있지만, 분명 이 어려움을 넘어 국민에게 사랑받는 공기업으로 남으리라 확신합니다.
저는 우리 한국관광공사와 공사인들의 저력을 믿습니다. 아직 해야 할 역할들이 많고도 많을뿐더러, 우리 공사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일들이 많이 쌓여있기 때문입니다.
끝은 또 다른 시작이라고 합니다.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모든 것들을 가슴에 담고 갑니다. 바깥에서도 항상 관심을 가지고 여러분들을 성원하겠습니다.
그동안 이 사람을 믿고 열과 성의를 다해 힘껏 뛰어주신 수많은 임직원 여러분께 말로는 도저히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감사하다는 말씀 전합니다. 안녕히 계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