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산화로 암세포 죽인다”…고려대, 광치료 신기술 개발
by김응열 기자
2026.02.05 11:37:05
저산소 환경서도 암세포 사멸…치료 과정 실시간 관측도
[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고려대는 화학과의 김종승·우한영·곽경원 교수 연구팀이 빛을 쬐는 것만으로 암세포 주변의 물을 산화시켜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새로운 광치료 기술을 개발했다고 5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빈리우(Bin Liu) 싱가포르 국립대 교수, 이진용 성균관대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이뤄졌다.
| | (윗줄 왼쪽부터)고려대 화학과의 나현지 석박사통합과정(제1저자), 서윤지(Yunjie Xu) 박사(교신저자), 곽경원 교수(교신저자), 우한영 교수(교신저자), (아랫줄 왼쪽부터)성균관대 화학과의 이진용 교수(교신저자), 싱가포르 국립대 화학생명공학과의 빈리우(Bin Liu) 교수(교신저자), 고려대 화학과의 김종승 교수(교신저자). (사진=고려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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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역학치료는 빛을 이용해 활성산소종을 만들어 암세포를 죽인다. 다만 산소가 부족한 환경에서는 치료 효과가 감소하는 한계가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다양한 나노구조나 산소 전달체를 사용하는 방식이 제안됐지만 구조가 복잡하고 제어가 어려웠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세포막에 안정적으로 삽입되는 단일분자 광 테라노스틱스 플랫폼(NDI-COE)을 개발했다. 이 물질은 암세포막에 자리 잡은 뒤 빛을 받으면 세포 주변의 물을 직접 산화해 활성산소를 생성한다. 또 외부 산소 공급 없이도 반응이 지속된다. 실제 실험에서도 저산소 환경과 정상 산소 환경에서 유사한 수준의 활성산소 생성이 확인됐다.
이렇게 생성된 활성산소는 암세포막 손상을 유도해 염증 반응을 동반하는 파이롭토시스(Pyroptosis)를 효과적으로 활성화한다. 파이롭토시스는 세포막이 부풀어 오르며 파열되는 형태의 세포 사멸 경로를 말한다.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을 활용하면 치료 과정을 실시간 관찰할 수도 있다. 연구팀이 개발한 NDI-COE는 세포막에 삽입되면 형광을 띄어 암세포가 파괴되는 과정에서 형성되는 파이롭토틱 소낭의 방출을 관측할 수 있다. 치료와 진단 기능을 통합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김종승 고려대 교수는 “암세포 주변의 물을 활용해 산소 의존성을 극복한 새로운 광치료 전략을 제시했다”며 “종양 치료는 물론 면역 반응 연구로도 확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