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볍게 다녀올 수 있는 양평 커플여행지는 어디?

by심보배 기자
2018.11.07 16:27:10

연인과 걷기 좋은 `서후리 숲`
아늑한 복합문화공간 양평카페 `나인블럭` 서종점
감성 여행자가 머무는 양평펜션 `피오레펜션`

[이데일리 트립in 심보배 기자] 늦가을 여행하기 좋은 곳을 소개한다. 일상을 여행하듯 보낼 수 있다면 우린 기꺼이 그 길로 갈 것이다. 가을이 끝나기 전 가볍게 다녀올 수 있는 양평 여행지를 따라가 본다.

사랑하는 연인과 걷기 좋은 양평 가을 여행지는 ‘서후리 숲’이다. 30만 평 중 10만평 모두가 녹지공간으로 사계절 숲 속 여행이 가능하다. 이곳은 A, B 코스로 두 개의 길로 나누어진다. 단풍나무숲 길을 지나 철쭉전망대, 자작나무숲, 은행나무숲, 층층나무숲, 메타세콰이아 숲으로 이어지는 A코스는 1시간거리다. 같은 지점 단풍나무숲에서 폭포를 지나 비밀의 숲, 잣나무 숲으로 내려오는 B 코스는 30분 거리로 모두 가벼운 차림으로 산책을 즐길 수 있다.

이 숲의 최대 장점은 일방통행이라는 점이다. 숲이 안내하는 방향은 다양한 풍경과 마주할 뿐 마주치는 사람과 부딪힐 일이 없다. 사르르 햇살이 비추고 단풍잎이 떨어진 낙엽 길은 가을의 끝자락임을 말해준다. 조르르 물 흐르는 소리, 숲이 숨쉴 때 뿜어져 나오는 향기, 휙 하고 바람이 불면 나뭇잎은 나무와 작별인사를 하고, 낙엽들 사이로 새로운 여정을 시작한다. 사랑하는 연인과 함께 다정히 걷고 싶은 날, 가을이 내려앉은 자작나무숲으로 향해보자. 쉬어갈 수 있는 벤치에 앉아 따뜻한 차 한잔을 나눠 마셔도 좋겠다.
서후리 숲은 결코 짧은 시간에 완성되지 않았다. 무성한 군락지로 자리잡기 전까지는 그 만큼의 시간과 정성이 동반되어야 가능해진다. 요즘처럼 땅만 있으면 산을 허물고 집을 짓고, 건물이 들어서는데 이곳에서는 그 삭막함을 찾아볼 수 없다. 비밀의 장소에서 말랑말랑해진 마음으로 사랑을 전해보자. 숨쉬고 있는 숲에서의 프러포즈! 가장 예쁘게 물든 단풍보다 더 아름다운 마음으로 말이다.

카페의 진화는 어디까지인가? 특색 있는 카페는 지역마다 핫 플레이스가 된다. 최근 몇 년 사이 매니아들이 주목하고 있는 카페 복합문화공간 ‘나인블럭’이다. 나인블럭 서종점은 올해 오픈하면서 커피, 베이커리, 전시장 등 일상을 즐길 수 있는 라이프 스타일을 한곳에 모아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가고 있다.



큐크레이더와 전문바리스타가 제공하는 신선한 커피와 갓 구운 고소한 베이커리 맛은 기본이고, 기본에 새로움을 추가한 인더스트리얼(Industrial) 디자인으로 카페 품격까지 높혔다. 최근 한국에서 관심을 받고 있는 인더스트리얼 스타일은 산업, 공업, 느낌이 강조된 디자인 형태를 통틀어 말하는 것으로 현재 다양한 곳에서 엿볼 수 있다. 차별화된 디자인 공간은 다양한 볼거리와 함께 아늑한 힐링의 시간도 더해준다.

서종점은 출입구부터 사람의 마음을 이끈다. 자연스럽게 카페로 이어지는 넓은 정원에는 멋진 조각상과 자작나무, 수국 등 예쁜 포토존 길로 연결된다. 2층 구조의 넓은 카페는 실내 외 공간으로 주문한 후 머물고 싶은 자리로 이동하면 된다. 가을 옷을 입은 야외 조경은 먼 곳으로 여행을 떠나지 않아도 가을을 만끽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카페 옆 건물은 ‘아트스페이스’로 각종 행사와 대관도 가능하며, 다양한 작품들도 전시되어 있다.

자연이 둘러싸고 있는 곳은 사람을 평온하게 한다. 숲속에 자리 잡은 조용한 공간, 시간이 흐르는 것을 잊고 지낼만한 곳 ‘피오레펜션’이 있다. 녹색으로 넘쳤던 곳엔 가을 단풍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산책길을 걷다 보면 기분은 좋아지고, 나빴던 것들은 낙엽처럼 하나둘 떨어져 나가 고운 것으로 채워진다. 카페 벽난로 장작은 이미 붉은 단풍잎처럼 활활 타오르고 테이블 위에는 어느새 따뜻한 커피 두 잔이 놓인다. 커피 향에서는 가을 냄새가 나고, 시선은 먼 산을 향한다.

피오레 객실 인테리어는 12개의 감성을 동반한다. 처음 방문할 때는 핑크빛이었다면 계절마다 다른 낭만을 더하고 싶어진다. 어느 곳에 머물더라도 편안함은 그대로지만, 늘 새롭다. 생텍쥐페리는 “행복하게 여행하려면 가볍게 여행해야 한다.”라고 말한다. 일상의 쉼표 같은 시간이 필요하다면 서울 근교 양평이 좋겠다.